
1세대 K뷰티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반격 태세에 돌입했다. 상장 3년 만에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에이피알, 국내 뷰티 ‘인수합병(M&A) 큰 손’으로 떠오른 구다이글로벌 등 신흥 뷰티업체가 K뷰티 열풍을 타고 급성장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을 겪은 이들은 최근 유통채널 축소와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설화수 中매장 30곳 문닫아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3년 만에 전성기인 2020년과 2021년 때의 4조원대에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증권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2241억원, 3816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대비 각각 8.7%, 73% 증가한 수치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4분기 국내 면세·방문판매 등 비효율 채널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일시적으로 비용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체질 개선이 마무리된 만큼 올해 1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과 일본 등지의 오프라인 채널 조정에도 착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브랜드 설화수는 중국 내 약 180개 매장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2선 도시 중심으로 약 30개 매장을 정리했다.
백화점 기반 오프라인 채널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시장 환경을 반영한 조치다. 지난해 일본 내 이니스프리 직영 매장도 전면 철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부진한 사업을 접는 대신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서구권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력 브랜드를 미국 아마존과 세포라 등에 입점시키며 온·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했다. 에스트라, 한율 등 차세대 브랜드 유통 채널과 마케팅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K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에스트라는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영국 세포라에 신규 입점했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국 오프라인 사업의 구조 개선 작업이 마무리되고 서구권 매출이 늘면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LG생건 ‘로레알식 경영’ 승부수
LG생활건강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면세 등 국내 채널 재정비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품목을 늘리기보다 돈이 되는 ‘캐시카우(효자 제품)’를 집중 육성해 수익 구조를 재정비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예가 해외에서 고성장하는 탈모 전용 헤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와 치약 브랜드 ‘유시몰’ 등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올해 뷰티사업부와 홈케어&데일리뷰티 사업부를 럭셔리뷰티, 더마&컨템포러리뷰티, 크로스카테고리뷰티, 네오뷰티, HDB 등 5개 부문으로 재편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로 했다”며 “미국·일본 등 고성장 지역에서 핵심 브랜드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대표를 중심으로 뷰티 사업 반등에 힘쓰고 있다. M&A가 활발한 로레알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신규 브랜드 발굴과 포트폴리오 선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올리브영에서 인기가 높은 K뷰티 인디 브랜드 토리든 인수 등 다양한 브랜드의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올해 체질 개선 효과에 힘입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2004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소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