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에 머물다 '춘천세종호텔'
봉의산 자락 언덕 위에 자리한 춘천세종호텔은 춘천의 시간을 가장 품위 있게 간직한 장소다. 1956년 문을 연 이 호텔은 3층 규모에 객실은 68실로 지금 기준에서는 소박해 보일 수 있지만, 창밖으로 내려다보는 춘천 시내 풍경만큼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머물렀다는 이력보다 인상적인 것은 기와를 얹은 정문과 한글 현판이 전하는 고유의 분위기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 공간에서 느껴지는 고요함과 단정함은 화면보다 깊다.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 없는, 호텔의 품격이 곳곳에 배어 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예술이 일상이 되는 'KT&G 상상마당 춘천아트센터'
의암호를 마주한 KT&G 상상마당 춘천아트센터는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이다. 1980년 춘천어린이회관으로 지어진 건물은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를 바탕으로, 2014년 아트센터로 새롭게 태어났다. 자연을 끌어안듯 설계된 곡선형 구조는 지금도 건축 미학의 교과서처럼 읽힌다. 갤러리와 공연장, 스튜디오와 카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1층 로비의 피아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강원의 기억을 걷다 '국립춘천박물관'
강원 문화의 깊이를 차분한 시선으로 전하는 국립춘천박물관. 선사시대부터 근세까지 이어지는 상설전시는 강원의 삶과 시간을 촘촘히 담아낸다. 특히 빗살무늬 토기가 가득한 전시 공간은 고고학자의 집요함과 작업의식을 실감하게 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주요 전시로 강원 불교미술이 있다. 경주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던 강원 불교문화의 정수가 이해하기 쉬운 구성으로 펼쳐진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도시의 결을 만드는 작은 공간들 '춘천서림'
1982년 문을 열었던 옛 서점의 이름을 이어받은 춘천서림은 도시의 기억을 현재로 불러온다. 서점지기가 고른 책들로 채워진 서가와 ‘이달의 픽’, 시민이 추천하는 ‘시민의 서재’ 코너는 이곳이 단순한 상점이 아님을 보여준다. 인플루언서 대신 시민의 취향으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느리지만 단단하다. 작은 서점 하나가 도시의 역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한국 문학의 이름, 김유정의 실레마을
춘천 실레마을에 자리한 김유정 생가는 한국 문학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병약하고 과묵했던 김유정은 이곳의 풍경과 사람들을 문학으로 길어 올렸다. 초가집과 함께 조성된 문학촌에서는 매년 이엉갈이축제가 열려 그의 소설 속 풍경을 현재로 이어준다. 생가 맞은편 김유정 이야기집에서는 김유정이 살았던 시대와 문단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한나절쯤 천천히 머물며 문장을 음미하기 좋은 공간이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막국수는 기본, 춘천의 또 다른 맛"
강릉집
새벽부터 준비한 생선구이 백반으로 동네의 시간을 책임진다. 담백한 생선과 정성스러운 밑반찬, 부족할까 자꾸 묻는 주인장의 목소리까지 한 끼의 일부다. 살이 두툼해 먹기 좋은 생선구이만 해도 든든하지만 고소한 김과 함께 싸 먹는 명란젓, 두툼하게 부친 달걀후라이, 검붉은 독특한 쌈장 등 밑반찬을 빠짐없이 즐겨볼 것!


라모스버거
1973년 문을 연 라모스버거는 국내 수제버거의 시작점으로 불린다. 3대째 이어지는 레시피로 만든 버거는 양질의 고기를 사용한 패티부터 사이드 메뉴 모두 수제로 만들 만큼 정성을 다한다. 포크와 나이프보다 손으로 들고 베어 물 때 진가가 드러난다.

이디오피아
1968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로스터리 카페다. 하라르, 이르가체페, 시다모 등 에티오피아 스페셜 원두로 만든 산미 강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매장 한 벽면을 차지하는 통창으로 공지천 풍경이 고즈넉히 펼쳐진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