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전 총리 측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 전 총리 측은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관한 법리 적용 오류와 양형 부당 등을 사유로 적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구체적인 항소 취지는 향후 항소이유서에 담길 전망이다.
항소장은 1심 법원에, 항소이유서는 항소한 2심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1일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들면서 법정구속했다.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에서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첫 사례다.
한 전 총리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당초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한 전 총리를 기소했지만 혐의를 선택적 병합하라는 재판부 요구에 따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당시 재판부는 한 전 총리를 우두머리 방조범이 아닌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정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봤다.
내란죄는 우두머리, 중요임무 종사, 부화수행으로 역할에 따라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형법 총칙상 일반 방조범 조항은 적용할 수 없다고 보고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한 것.
다만 죄명은 한 단계 낮게 하면서도 형량은 특검 구형량보다 8년 높게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이런 위로부터의 내란은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고 불린다"고 규정했다.
이어 한 전 총리가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국무총리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면서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한 전 총리에게는 비상계엄 해제 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에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혐의,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 등도 함께 적용됐다.
법원은 한 전 총리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 위증 혐의 등도 유죄로 판단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항소심은 다음 달 23일부터 가동되는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