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 리서치센터가 글로벌투자분석실 내 ‘채널전략팀’을 신설했다. 팀장으로 ‘빈센트’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스타 애널리스트인 김두언 팀장을 전면 배치해 초고액 자산가 대상으로 '대면' 재테크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리서치센터 자체적인 수익 창출 방안을 기획 중이다. 우선 하나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영업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27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채널전략팀의 역할은 △국내외 시황 분석 △자산운용사 대상 포트폴리오 자문 △초고액 자산가 대상 재테크 자문 등 세 가지가 주축이다. 신설팀은 기존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분석실의 글로벌매크로(거시경제)·투자분석팀에서 독립해 국내외 시황분석과 자산운용사 대상 포트폴리오 자문을 이어가는 한편, 초고액 자산가 대상 재테크 자문 역할을 추가했다. 투자전략은 이재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을 필두로 한 기존 팀에서 담당한다.
채널전략팀의 재테크 자문 서비스 타깃은 하나카드의 VVIP 상품 가입자들이다. 이 상품은 고액의 연회비를 부담해야 할 뿐 아니라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판매된다.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데, 특정 서비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나증권 채널전략팀 애널리스트와 대면해 재테크 자문을 받는 서비스도 선택사항에 포함될 예정이다. 하나카드 VVIP 고객이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채널전략팀의 재테크 자문 서비스를 받는 데 따른 대가를 하나증권이 받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김두언 팀장은 하나카드와의 제휴에 대해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대가를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며 “같은 분석보고서라도 작성자가 직접 설명해준다면 그 가치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로 활동한 김두언 팀장을 직접 만나 재테크 자문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초고액 자산가에게 소구할 요소로 꼽힌다.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김 팀장은 회사를 나와 한국경제TV 앵커로 얼굴을 알렸고, 유튜브·출판시장에선 '빈센트'라는 필명으로 활약했다.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재테크 자문의 기대효과는 하나카드 바우처 소진에 따른 리서치센터의 수익 창출에 그치지 않는다. 자문 과정에서 하나금융그룹의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이 초고액자산가에 노출돼 영업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하나증권이 채널전략팀을 신설한 목적은 고급 인력인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의 효용 향상이다. 수년 전부터 리서치센터는 증권사 내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되, 수익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팀장은 “실제로 그렇다”고 토로한다. 리서치센터는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분석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할 여력이 작아졌다는 설명이다.
주식 분석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의 부상, 인공지능(AI)의 활용 등으로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한 뒤 실무 부문을 이끄는 한 고위임원은 “각종 규제를 받는 애널리스트와 유튜버의 경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최근엔 일부 유튜버가 애널리스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들의 일탈을 제어할 장치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한 애널리스트들의 전직이 잇따르는 와중에, 증권사도 인력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최근 NH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의 일부 인력을 실무 부서로 재배치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와 RA 인력의 (실무부서로의) 이동은 단기적 조치가 아니라,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진 HR 차원의 인사운영 기조”라며 “리서치 현장에서 검증된 우수 인재를 각 사업부에 전진 배치해 전사 차원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