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지선 앞두고 부동산과의 전쟁”
이 대통령은 휴일인 이날 SNS에 부동산시장 현안과 관련한 글을 네 차례나 올렸다. 23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시장에서 역풍 우려가 나오자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화를 위한 상법 개정을 두고 기업과 나라가 망할 듯 호들갑 떨며 저항했지만, 막상 개정하고 나니 기업과 국가 사회 모두가 좋아지지 않았느냐”며 시장의 부작용 우려에도 대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여권에서는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와 맞물려 이 대통령이 수도권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시장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는 머니무브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 다주택 보유 부담을 강화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지금 집값을 잡지 못하면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강수를 뒀다는 해석도 제기된다.새해 들어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보유세 강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누진율을 강화하는 식으로 보유세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구체적 방법론도 거론했다. 강공 모드가 기대한 효과를 내기보다 매물 잠김 등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이 대통령은 “알고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 尹 정부 부동산 세제 되돌릴 듯
관심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차라리 집을 보유하겠다’는 시장 일각의 분위기를 겨냥해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겠나”고 한 발언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결국 이 대통령이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다주택자에게 주택 처분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정책당국이 중장기적으로 꺼낼 수 있는 보유세 인상 카드로는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기본공제액 하향 조치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전임 정부 때 완화된 조치로 현 정부가 ‘정상화’를 명분으로 꺼낼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도 이날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단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정비율 상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 최대 95%까지 올라간 공정비율을 60%로 낮췄다. 공정비율은 종부세 과표 산정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로, 비율이 높으면 과세표준이 올라가 종부세 부담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공정비율 조정은 정부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9억원인 종부세 기본 공제액을 6억원으로 ‘원상복구’하는 방안도 카드가 될 수 있다.
더 직접적인 건 종부세 세율을 다시 올리는 것이다. 다만 세율을 직접 건드리는 방안은 정치적 부담이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재영/남정민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