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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구매력, 외환위기 수준 추락…64개국 중 6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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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구매력, 외환위기 수준 추락…64개국 중 6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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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하면서 지난해 원화의 구매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가장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ER·2020년=100 기준)은 90.29로 집계됐다. BIS가 통계를 집계한 1994년 이후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82.92),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6.96)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자국 통화가 교역 상대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갖췄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교역국과의 환율, 물가를 반영해 산출하는 것으로 수치가 100을 밑돌면 기준 연도(2020년) 대비 저평가됐다고 본다.

    국가 비교에서도 원화의 위상은 최하위권이었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순위는 64개국 중 63위로 일본(72.61)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하락 속도도 가팔랐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전년 대비 4.2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99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고, 일본은 1.77포인트 상승했다.


    실질실효환율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명목 원화 가치의 급락이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2원16전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98원88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성장률 및 금리 차이로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한 영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까지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45%로 미국(2.40%)을 웃돌았지만, 2023년 미국(2.44%)이 한국(2.41%)을 처음 추월했다.

    여기에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외환시장의 수급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11월 해외주식 투자는 1024억2100만달러(약 15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5.6%(607억2200만달러) 증가했다.



    게다가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으로 연 최대 200억달러의 대미투자가 확정돼 환율 상승 흐름이 가속화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대재해법, 노란봉투법 도입 등 기업 환경 악화로 기업의 직접 투자도 해외로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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