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문제가 심각한 독일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15일 공개회견에서 “탈원전은 심각한 전략적 실수였다”며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어려운 에너지 전환을 자초한 만큼 우리가 설정한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메가와트시(㎿h)당 29.51유로인 독일 내 전력 현물시장 가격은 2022년 230.57유로로 폭등했다. 탈원전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한 여파다. 독일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철회했는데도 올 1월 기준 독일 전력가는 105.56유로로, 2020년의 세 배가 넘는다. 이에 독일 정부는 올해부터 산업용 전기료를 ㎿h당 50유로로 낮추고 차액을 정부 보조금으로 메워주고 있다. 2026년부터 2029년까지 투입하는 보조금을 420억유로(약 68조원)로 늘렸다. 반면 한국 산업용 전기료는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킬로와트시(㎾h)당 105원에서 2025년 180원으로 4년 만에 71% 올랐다. 보조금을 반영한 독일 산업용 전기료(㎾h당 70~80원)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 기준 미국(112원), 중국(129.4원)보다도 높다.
제도 개편 논의는 멈춰 있다. 전력 다소비 업종에 대한 한시적 요금 경감이나 산업용 전기료의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황정환/김리안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