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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안방 뺏길라"…저가 공세에 결국 '중대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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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안방 뺏길라"…저가 공세에 결국 '중대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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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이 내년부터 국산 배터리 소재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내놓는다. SK온은 소재 업체의 기술 개발을 독려하는 동시에 중국산보다 비싼 가격에도 구매계약을 맺는 식으로 LFP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부품의 99%가량을 국산 제품으로 대체했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내년 초 충남 서산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가는 LFP 배터리와 관련해 국내 소재사들과 ‘코리아 공급망’을 완성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4대 핵심 소재를 모두 국내 회사에서 공급받는다. 양극재는 엘앤에프가 올 하반기 개발을 완료할 LFP용 양극재를 사용한다. 전해액은 덕산일렉테라, 분리막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더블유씨피 제품을 받는다. 음극재는 내년 납품을 전제로 포스코퓨처엠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SK온이 LFP 배터리 국산화에 나선 것은 향후 12년 동안 10조원에 이를 정부 입찰 물량을 따내기 위한 측면이 크다. 정부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들어갈 배터리 업체를 선정할 때 ‘국내 산업 기여도’를 중요 항목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SK온은 국내 소재사에 단가 인하를 요청했고, 전기차 부진 여파로 가동률이 50% 밑으로 떨어진 소재사도 물량 확보를 위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업체들과 납품 계약…中 저가 공세에 맞서
    배터리 업계 불문율 깼다…경쟁사들 국산화 여부 '촉각'

    지난해 말 서울 종로에 있는 SK온 관훈사옥 대회의장. 회의 테이블 한쪽엔 SK온 구매팀 직원이, 맞은편에는 국내 주요 소재업체 영업 책임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위엔 국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전망, 중국산 소재와 국산 소재의 가격 차 등이 담긴 보고서가 놓였다.

    오랜 시간 끝에 내린 결론은 “업계가 힘을 합쳐 국산 LFP 밸류체인을 만들자”였다. LFP 최강인 중국에 맞서기 위해 ‘팀 코리아’를 꾸리기로 한 것. 국산 공급망을 완성하면 정부가 향후 12년간 발주할 10조원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한몫했다. 공장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국내 소재사들은 기존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납품하는 대신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SK온은 생산단가가 높아지는 대신 정부 물량 등 수주를 늘릴 기회를 잡았다.
    ◇코리아 밸류체인 ‘승부수’ 통할까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중국산 LFP 소재를 채택해 당장 원가를 낮추는 대신 값이 비싸도 국산 소재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LFP 배터리 소재 시장의 80~90%를 점령한 중국에 안방마저 내주면 향후 중국 소재사들이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올려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SK온이 내년 초부터 충남 서산에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국산 소재로 채워진다. 양극재는 엘앤에프(대구), 전해액은 덕산일렉테라(충남 공주), 분리막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충북 증평)와 더블유씨피(충북 충주), 음극재는 포스코퓨처엠(세종) 등 전국 각지에 거점을 둔 국내 소재사들이 팀 코리아 멤버가 됐다.

    이번 결정에는 정부가 진행 중인 3.24GWh(기가와트시)짜리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도 영향을 줬다. 정부가 선정 기준에 가격뿐 아니라 국내 산업·경제 기여도와 화재 안전성 등을 핵심 평가 지표로 내걸어서다. 지난해 1차 입찰 때는 삼성SDI(76%)와 LG에너지솔루션(24%)이 일감을 따냈지만, 수천억원 규모인 2차 입찰에선 SK온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재 국산화’ 덕분에 국내 산업·경제 기여도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SK온은 이번에 구축한 팀 코리아로 향후 10년간 나올 정부 입찰 물량을 대거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정부 물량은 전국에 들어설 태양광·풍력발전 단지에 구축하는 ESS에 들어간다.



    SK온의 전략이 성공하면 셀 업체와 소재 업체 모두 ‘윈윈’한다. 소재사들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 탓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가동률을 확 끌어올릴 수 있고, SK온 역시 정부 물량 등을 따내며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 삼성으로 확산하나
    SK온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전략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경쟁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동안 배터리 3사는 국내외 공장을 막론하고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중국산 LFP 소재를 채택했다. 하지만 SK온이 ‘코리아 공급망’을 통해 한국 정부 물량을 수주하는 데 이어 중국산 공급망 배제에 나선 미국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면 LG와 삼성도 그냥 지켜볼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SK온은 당초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 용도로 구축한 미국 테네시 공장을 LFP용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산 소재로 공급망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준 가천대 화학생물배터리공학과 교수는 “국내 ESS 시장은 가격이나 화재 안전성 측면에서 100% LFP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셀 제조사와 국내 소재사들이 협력해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면 해외에도 이 모델을 그대로 들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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