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신약 개발 분야에서 오픈AI 기술을 활용해 발견된 약물의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제약사에 AI 모델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개발되는 신약 수익의 일부를 로열티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오픈AI는 최근 생명과학 진단 기업 레비티와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하던 오픈AI가 특정 산업에 최적화한 ‘버티컬 AI’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라이어 CFO는 지난 1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AI가 과학 연구, 신약 개발, 에너지 시스템, 금융 모델링 분야로 진출함에 따라 새로운 경제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테크의 버티컬 시장 경쟁도 시작됐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신약 개발 스타트업 아이소모픽랩스와 앤스로픽 등도 초기 단계 바이오 기업들과 데이터 라이선스 및 파트너십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GPT, 제미나이 등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일반 지식을 먼저 배우는 사전 학습을 거쳐 특정 영역 지식을 배우는 사후 학습 방식으로 훈련됐다. 그러나 전문 AI 모델에는 범용 지식이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상식 수준의 정보가 지나치게 많으면 환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사전학습을 생략하거나 최소화하는 대안이 거론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서로 다른 데이터셋으로 학습한 여러 전문화된 모델이 등장하는 미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픈AI가 수익 모델을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로열티 사업으로 확장하려는 것은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경쟁사 앤스로픽은 지난해 추론 비용이 예상보다 23% 급증해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오픈AI는 지난해 연간반복매출(ARR)이 200억달러를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모델 고도화에 따른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선 더 공격적인 수익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