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가 22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11% 급락했다.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1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인텔은 이날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5센트로, 시장 예상치(8센트)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137억 달러로 예상치(134억 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회사가 제시한 1분기 전망은 실망스러웠다. 인텔은 1분기 매출을 117억~127억 달러, 조정 기준 EPS는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EPS 5센트, 매출 125억1000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 인터뷰에서 “계절적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1분기 가이던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 콜에서 생산 효율성, 즉 수율 개선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율은 내부 계획에는 부합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텔은 4분기 순손실이 6억 달러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에는 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텔 주가는 지난 1년간 147% 급등하며 높은 기대를 반영해왔다. 이는 인텔이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첫 대형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탄 CEO는 이달 초 인텔의 18A 공정 기술이 2025년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술은 TSMC의 2나노 공정과 경쟁하는 차세대 공정으로, 인텔 자체 코어 울트라 시리즈 3 CPU 등 제품의 본격 양산이 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인텔은 성명을 통해 “강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8A 공정 공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스너 CFO는 차세대 14A 공정의 고객이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면서도, 고객사 공개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45억 달러로 집계됐으나, 이 가운데 일부는 인텔 자체 칩 생산에 대한 내부 거래분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서버용 칩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데이터센터 및 AI 부문 매출은 47억 달러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반면 노트북용 칩이 포함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은 82억 달러로 7% 감소했다.
2025년 동안 미국 정부와 소프트뱅크, 엔비디아는 인텔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 인텔은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5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이 이번 분기에 완료됐다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