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고, 생명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인류가 던져온 가장 오래된 질문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한 존재가 있다. 바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다. 번역 출간된 <우주를 깨우다>는 이 인류 최강의 망원경이 탄생하고 작동하며 우주의 비밀을 밝혀가는 여정을 따라가는 과학 교양서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 과학 저술가 리처드 파넥은 거대한 과학 성과 뒤에 숨은 인간의 분투와 연대를 생생한 서사로 풀어낸다.
책은 두 갈래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2만 명의 인력과 13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제임스 웹 프로젝트가 수차례 취소 위기를 넘기며 우주에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그린다. 기술적 실패 가능성, 정치적 압박, 예산 논쟁 속에서도 ‘기원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지 않았던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집요함이 인상 깊다. 거대 과학이 어떻게 민주적 합의와 사회적 신뢰 위에서 성립하는지도 함께 드러난다.
2부는 제임스 웹이 열어젖힌 새로운 천문학의 풍경을 보여준다. 최초의 은하와 별의 탄생, 외계 행성의 대기 분석, 생명 가능성에 대한 탐색까지 관측 성과는 우리의 우주관을 근본부터 흔든다. 저자는 복잡한 수식 대신 연구자의 감정과 현장을 따라가며 독자를 발견의 순간으로 이끈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가 “중요한 발견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평한 이유다.
여기에 고화질 우주 사진과 충실한 해설이 더해져 독자는 성과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해하게 된다. 최첨단 과학의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에 담긴 인간의 선택과 책임을 함께 보여주는 오늘의 우주를 가장 입체적으로 전하는 교양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