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1.87% 오른 15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에만 125.38% 뛴 데 이어 올 들어서도 27.02% 급등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최고가인 15만7000원까지 올라 우선주를 포함해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 단일 기업 시총이 100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098억원과 2223억원어치를 사들여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D램 등 범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자 가격이 폭등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해 12월 고정거래 가격은 9.3달러까지 뛰었다. 지난해 3월(1.35달러) 이후 9개월 연속 오름세다. 가격은 천정부지 치솟고 있지만 올 1분기 현재 주요 고객사의 D램 수요 충족률은 60% 수준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주가가 오르자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주가 5만원대에 매수해서 아직까지 들고 있어요" "밥 안 먹어도 든든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이익 눈높이를 계속 높이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1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전년 대비 233% 폭증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구축한 삼성전자가 추론 AI 확산과 중장기 피지컬 AI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추론 서비스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가 초호황 국면에 진입한 점을 감안할 때 매수 후 보유(Buy&Hold)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다른 D램 업체보다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본부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7.7배와 1.8배로 전 세계 D램 업체 중 가장 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