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일 장중 2% 넘게 급등해 처음으로 '오천피'(5000포인트) 시대를 열었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상승폭을 줄여 4950선에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상대로 예고한 관세를 철회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상황 속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42.6포인트(0.87%) 오른 4952.53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재경신했다. 1.57%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2분여 만에 2%대로 오름폭을 키우며 단숨에 5000선을 돌파했다. 장중 5019.54까지 올라 1980년 지수 산출 이후 46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을 만들었다. 오후장 들어 차익 실현 매도 물량이 출회돼 상승분을 1%포인트 넘게 반납했지만 거래일 기준 이틀째 상승세는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557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18억원과 102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유럽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철회 소식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일부 영향을 줬다. 이날 새벽 미국 증시도 이에 힘입어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다우지수는 1.21%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16%와 1.18%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1.87%)와 SK하이닉스(2.03%)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시장의 기대심리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최고가인 15만7000원을 기록하며 우선주를 포함해 합산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시에서 단일 기업 시총이 100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 전망을 중심으로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상향돼 코스피 5000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 자체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수 5000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7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전체 지수의 단기 급등과 주요 지수대에서의 심리적 저항으로 매물 소화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본다"며 "순환매 흐름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용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로 삼성SDI(18.67%)를 비롯해 엘앤에프(12.81%) 포스코퓨처엠(8.23%) LG에너지솔루션(5.7%) 등 2차전지주가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10.41%)와 에코프로비엠(7.68%)이 강세로 마감했다. 또 월마트의 고위급 임원단이 방한했다는 소식에 에이피알(11.5%) 파마리서치(6.54%) 아모레퍼시픽(6.38%) 달바글로벌(5.85%) 등 화장품주가 급등했다.
반면 시장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주로 재평가 받으며 단기 급등한 현대차(-3.64%)는 차익 실현 매물에 약세로 마감했다. 이밖에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중 SK스퀘어(3.84%)와 셀트리온(1.96%) 등이 오른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5.07%) 기아(-4.36%) HD현대중공업(-2.85%)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 KB금융(-1.54%) 등이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19.06포인트(2.0%) 오른 970.35로 거래를 마쳤다. 1.31% 상승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장중 2.22%까지 오름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48억원과 667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기관이 138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 삼천당제약(12.83%) 펩트론(12.18%) 코오롱티슈진(8.06%) HLB(5.98%) 에이비엘바이오(1.41%) 리가켐바이오(0.82%) 등이 오른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2.53%)와 알테오젠(-0.94%) 등이 내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4원 오른 1469원90전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