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화펑케미칼을 중심으로 스판덱스 판가 인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월 20일 기준 스판덱스 가격은 톤당 1000위안 인상돼 기존 대비 4.3% 상승했다. 유통업자들의 재고 선확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추가로 톤당 1000위안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25년 중국 스판덱스 수요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105만 톤에 달했으며 특히 하반기 들어 전방 수요 회복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재고 일수는 2025년 초 약 55일에서 현재 30일 후반으로 크게 하락했다. 중국 스판덱스 가동률이 2025년 초 70% 후반에서 현재 85%까지 상승한 점도 수요 회복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스판덱스와 혼용되는 폴리에스터의 중국 가동률도 86%로 높은 수준이다.
중국 스판덱스 총 생산능력은 연간 150만 톤이며 상위 5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하는 과점 구조다. 업체별로는 화펑이 40만 톤, 효성티앤씨가 25만 톤, 화하이가 23만 톤, 신샹이 22만 톤, 얀타이가 10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6년 증설은 화펑 7만5000톤과 라이크라 은천 3만 톤으로 총 10만5000톤에 그친다. 이는 전년 대비 7% 증가 수준이다. 2027년에는 신샹이 연간 5만 톤을 증설할 예정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한다. 수요 증가율이 연간 9% 수준임을 감안하면 2026~2027년은 공급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사이클이다.
화하이 스판덱스는 연간 22만5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중국 3위 업체다. 현재 법원에 파산 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과도한 부채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결과다. 화하이는 이미 강제집행 대상자로 등록돼 있으며 집행 금액 총액은 약 13억 위안, 원화 기준 약 2400억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동률은 30~50%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부채는 총 100억 위안이며 현금 잔액은 2000만 위안에 불과하다. 은행권 대출도 중단된 상태여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세수 감소 및 고용 안정 등의 이유로 지방정부 주도로 채권자들과의 재조정 협의가 진행됐으나 일부 채권자의 현금 결제 요구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설 연휴 이전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청산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생존하더라도 2개 라인만 가동하거나 50% 인원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파산 시에는 중국 전체 스판덱스 생산능력의 약 15%가 시장에서 제거되며 생존하더라도 낮은 가동률로 인해 실질적으로 약 6%의 생산능력 축소 효과가 발생한다.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2026년에 예정된 중국 스판덱스 증설은 제로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판가 인상과 경쟁사 위기를 감안해 실적 추정치와 밸류에이션을 상향한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는 기존 30만원에서 51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톤당 1000위안 인상 시 중국 내 생산능력 24만6000톤 기준으로 이익 증가분은 약 45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쟁사 위기에 따른 시장 지배력 상승을 반영해 밸류에이션을 상향했다.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적 추정치는 추가 상향 여지도 열려 있다.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8배로 설정했으며 이에 따른 목표 시가총액은 2조2000억원이다. 이는 과거 평균 밸류에이션 수준이자 중국 경쟁사인 화펑과 얀타이의 평균 PBR 1.9배를 약 30% 할인한 값이다. 얀타이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생산능력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는 목표 PBR이 1.5배까지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2025 하반기 석유화학·정유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