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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서 번번이 막혔던 정보교환 제재…은행 LTV 사건 첫 판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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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서 번번이 막혔던 정보교환 제재…은행 LTV 사건 첫 판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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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시중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 LTV(담보인정비율) 정보 교환을 담합으로 본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법원에서도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이번 제재는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설된 ‘정보 교환 담합’ 조항이 실제 사건에 처음 적용된 사례다. 은행권의 강한 반발로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결론이 나오기까지 약 3년이 걸렸다.

    은행들은 담합을 부인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과거 라면·대형 트럭 사건 등에서 정보 교환을 문제 삼은 공정위 처분이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법원에서 잇따라 취소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이 기존 판례들과 다른 결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5년 전 도입된 '정보 교환 담합' 조항 첫 적용
    공정위는 지난 21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수년간 부동산 담보대출과 관련한 LTV 내부 기준 정보를 상호 교환·활용해 경쟁을 제한했다며, 공정거래법상 ‘정보 교환 담합 금지’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사 결과 은행들은 자신의 LTV가 다른 은행보다 높을 경우 대출 회수 리스크를 우려해 이를 낮추고, 반대로 낮을 경우에는 고객 이탈을 우려해 높이는 방식으로 서로의 기준을 참고해왔다.

    타행 평균 대비 LTV가 5%포인트 이상 차이 날 경우 이를 조정하는 내부 기준을 마련하거나, 직접 만나 인쇄물 형태로 정보를 전달받은 뒤 이를 수기로 옮기고 자료를 파기하는 등 정보 교환 흔적을 최소화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번 제재는 2021년 12월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의 ‘경쟁제한적 정보 교환 담합 금지’ 규정이 처음 적용된 사례다. 이 조항은 가격이나 거래 조건을 명시적으로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경쟁 사업자 간에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영업 정보가 반복적·상호적으로 교환될 경우 담합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대법원, 과거엔 잇따라 공정위 처분 취소
    공정위가 정보 교환을 담합의 한 형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정보 교환을 문제 삼아 제재에 나섰지만, 대법원 단계에서 처분이 잇따라 취소됐다. 당시에는 정보 교환 자체를 독립적인 위법 행위로 제재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보가 오갔다는 사실은 인정되더라도, 이를 곧바로 가격이나 거래 조건을 함께 정하기로 한 합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반복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2년 ‘라면 카르텔’ 사건이다. 공정위는 농심·삼양식품·오뚜기·한국야쿠르트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정보를 교환해 여러 차례 라면 출고가를 함께 인상했다고 보고 1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가운데 1077억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은 농심은 2012년 서울고등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심에서는 기각됐지만, 대법원은 2015년 원심을 파기환송하며 “정보 교환 정황과 다른 간접사실을 종합하더라도 가격 인상에 관한 상호 의사연결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013년 ‘대형 트럭 담합 사건’도 유사한 결론에 이르렀다. 공정위는 현대자동차·타타대우상용차·다임러트럭코리아·볼보그룹코리아 등 7개사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판매 실적, 재고 수준, 가격 인상 계획 등 핵심 영업 정보를 정기적으로 교환하며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쳐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11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을 의결했다.



    업체들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대법원은 2016년 정보 교환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가격을 변동하려는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했다.
    법적 근거는 확보…LTV 제재 결과는
    이런 가운데 은행권은 LTV 정보 교환은 담보대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참고 차원이었을 뿐, 경쟁을 제한하려는 담합은 아니라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과거와 달리 정보 교환 담합을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공정거래법에 명시돼 있는 상황인 만큼 법원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정보 교환 담합은 전통적인 가격 담합보다 적용 범위가 넓어, 그동안 관행으로 여겨졌던 정보 공유 행위도 경쟁에 미친 영향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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