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천피'(코스피지수 5000)를 달성한 22일 "반도체 위주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수가 빠르게 오른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앞선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가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점이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상장사 실적만 보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구간은 아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내용에 따라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는 5019.54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초로 5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강세가 주효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이 완화하며 21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18% 오른 덕이다.
이 센터장은 "D램과 낸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반도체주 실적 전망치를 높일 환경이 갖춰졌다. 전망치 상향분은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며 "글로벌 악재도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코스피 상승세가 확 꺾이진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급등했지만, 개인 투자자가 이를 체감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대형주 쏠림 현상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나 자동차주가 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힘들 수 있다"며 "(매수세가) 소수 종목에 쏠리는 경향이 있어 온기가 시장 전체로 퍼져나가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지만,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굳건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 급등하지 않으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환율은 엔화 약세 등 해외 이슈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면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특정 모멘텀이 아니라 실적에 기반한 상승 곡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펀더멘털에 대해 큰 우려는 없다"고 짚었다.
다만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가 급하게 올라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1년(2025년 1월21일~2026년 1월21일)간 코스피는 94.83%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도 전날까지 16.51% 올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