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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저귀 찼다" 폭발한 여성들…결국 대통령까지 나섰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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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저귀 찼다" 폭발한 여성들…결국 대통령까지 나섰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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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피할 수 없이 겪는 일인데, 달에 고작 몇만 원이라고 넘기기엔 부담되는 가격입니다."

    사회초년생 김모(29) 씨는 생리대 이야기가 나오자 곧바로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 씨는 "초경 이후 길게는 35년 넘게 반복적으로 비용이 들어간다. 특히 양이 많은 날이나 여름처럼 자주 갈아야 할 때는 지출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국내는 너무 비싸고 질도 안 좋아 직구 과정이 번거롭지만, 외국 제품을 쓴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리대 가격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무상 지원 방안 검토를 주문하면서, 국내 생리대 가격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가) 고급화해서 비싸다고 주장한다는데 (그렇다면) 싼 건 왜 생산을 안 하나. 지금은 너무 부담이 크고 정부에서 지원해주면 속된 말로 바가지를 씌우는 데 돈만 주는 꼴"이라며 "아주 기본적인, 필요한,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서 무상 공급하는 것을 연구해 볼 생각이다. (부처에) 검토해보라고 시켰다"고 밝혔다.
    ◇"핑크택스 아니냐"…쌓이는 생리대 가격 불만


    생리대 가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온라인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한 여초 커뮤니티에는 "누가 봐도 핑크택스(여성용 가격이 더 비싼 현상) 아니냐", "한 달에만 몇만 원, 1년으로 따지면 부담이 크다", "첨가물 이것저것 내세우지 말고 기본 품질 제대로 갖춘 걸 싸게 만들어 달라", "안 하고 싶다고 안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참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반응이 이어진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반복적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필수품인데, 가격과 체감 품질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불만이 누적돼 있다는 얘기다.

    실제 조사에서도 '비싸다'는 인식은 수치로 확인된다. 시민단체 여성환경연대가 2023년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가격 및 광고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사이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이즈에서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높았고, 전체 사이즈를 통합한 1개당 평균 가격은 국내 제품이 해외보다 195.56원, 비율로는 약 39.5%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비싼 생리대 대신 기저귀…확산되는 ‘우회 선택’


    제도적 논의가 공전하는 사이, 여성 소비자들은 이미 다른 선택지를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최근 몇 년 새 유튜브와 SNS에서는 성인용 기저귀를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했다는 후기까지 번지고 있다. 필수품의 가격 부담이 소비자들을 '원래 용도'에서 벗어난 선택으로까지 떠밀고 있다는 의미다.

    유튜버 '리뷰하는 미미짱'의 영상은 조회수 164만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요즘은 생리대 대신 기저귀 찬다길래 차봤다. 리뷰도 다 성인이더라. 성인이 사용해도 될 정도로 슈퍼롱보다 길고, 양이 많은 편인데 좋았다"며 "고정이 어려운 것만 빼면 착용감도 더 좋았다. 적어도 3배, 많으면 8배까지 저렴하다. 생리대는 대체 기저귀랑 무슨 차이가 있다고 이렇게 비쌀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기저귀를 쓰고 나니 맡이 빠지는 느낌이고 생리통도 심했는데 완전히 나아졌다"고 후기를 전했다.

    이날 기준 쿠팡에 따르면 여성용 오버나이트 생리대는 1장당 400~900원 선에서 형성된 반면, 기저귀·성인용 기저귀는 100~300원 선인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기저귀 판매 페이지 후기에는 "생리대 용도로 쓰고 있다", "얇고 큼직하고 생리대 보다 흡수 잘 된다", "생리할 때 느끼는 찝찝함이 없다" 같은 글이 수천 건 이상 달려 있고, 베스트 후기 순에도 '생리대 대용' 경험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다만 "기저귀가 곧 생리대의 완벽한 대체재"라고 보기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생리대는 점성이 있는 혈액을 흡수·고정하는 구조와 함께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 제품인 반면, 기저귀는 소변을 빠르게 젤화하고 탈취·항균 기능을 강화하는 등 설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로 품질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생리대' 왜 면세 품목인데도 비쌀까

    유통업계에서는 생리대 가격 논란의 배경으로 시장 구조 자체를 지목하는 시각이 나온다. 소수 대형 업체 중심의 과점 구조로 경쟁이 제한적인 데다, 마케팅·유통 비용이 누적되면서 가격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생리대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생리대 제조사를 상대로 '담합' 의혹을 조사했지만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가격 형성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는 진전되지 못했다.



    이후에도 생리대가 부가가치세 면세 품목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 효과는 소비자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면세 품목인데도 왜 이렇게 비싸냐"는 논쟁도 다시 불붙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리대 시장은 소수 대형 업체가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로, 신규 업체 진입이 쉽지 않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가격 경쟁이 제한적"이라며 "원가보다는 마케팅 비용과 유통 수수료, 판촉비 등이 누적되면서 최종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무상 공급이나 저가 제품 생산을 검토한다면 단기 지원에 그치지 말고 제조·유통 단계 전반을 함께 점검하는 구조 개선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책 지원이 오히려 기존 가격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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