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재 하남시장이 도시의 목표를 다시 세웠다. 교통 불편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도시 구조 자체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시장은 '지하철 5철(鐵)' 추진을 전면에 내걸었다. 원도심·미사·위례·감일·교산 5대 권역을 하나로 잇는 연계 교통망도 제시했다. 하남을 수도권 동부의 교통 허브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 시장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서울 30분 도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수단으로 '지하철 5철'을 제시했다. 위례신사선, 3호선, 9호선, 5호선, GTX-D·F를 묶어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일 노선이 아니라 패키지로 교통 체계를 바꾸겠다는 뜻이다.
가장 우선순위에 둔 사업은 위례신사선이다. 하남시는 이 사업이 17년간 답보 상태에 놓였다고 보고 있다. 신속 예비타당성평가를 앞두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예타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은 예타를 통과하면 하남 연장 구간을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3호선과 9호선은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남시는 3호선의 경우 신덕풍역과 만남의광장 환승센터 연계를 강조하며 경기도에 조속한 사업자 선정을 요청했다. 9호선은 신미사역에 급행과 일반열차를 병행 정차시키고, 강일~미사 구간을 우선 개통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5호선은 운영 구조 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하남시는 연 230억원 수준의 운영적자를 문제로 들었다. 기존 '서울교통공사 위탁' 구조를 '서울교통공사+민간 전문업체 병행 위탁' 방식으로 바꿔 적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GTX-D·F는 상반기 발표 예정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남의 철도 로드맵을 국가 계획에 포함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남시는 도시를 원도심, 미사, 위례, 감일, 교산 5대 권역으로 나눠 진단했다. 권역별로 교통 체계가 분절돼 도시 전체 연계 대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하남시는 권역별 처방을 통해 도시를 하나로 묶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간선도로 신설 계획을 핵심으로 꼽았다. 하남시는 강동구감북·초이동서하남로교산천현동을 잇는 동서 연계 간선도로 구상을 내놨다. 위례·감일교산원도심을 연결하는 남북 연계 간선도로도 교산 광역교통대책에 반영되도록 국토교통부·LH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생활형 대책도 포함했다. 하남시는 3월 신학기부터 위례감일미사 지구를 잇는 학생 전용 통학버스를 운행하겠다고 했다. 체육시설 등 공공 거점을 연결하는 순환버스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과 함께 시민 체감형 이동수단을 병행하겠다는 취지다.
권역별 교통 대책도 구체화했다. 위례는 북위례 일상9블럭 주변 공동주택 진입도로를 3차로에서 5차로로 확장하는 계획을 밝혔다. 원도심은 황산사거리 교통체계 개선과 국도 43호선 은고개 구간 확장 협의를 추진한다.
미사는 선동(수석)대교 보완대책으로 미사IC 연결로, 강일IC 우회도로, 올림픽대로 확장을 제시했다. 감일은 방아다리길 개통에 맞춘 버스노선 재정비와 서하남로 확장을 언급했다. 교산은 하남IC 개선 협의를 통해 입주 초기 교통 혼잡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은 교통과 함께 경제 구상도 내놨다. 하남시는 2026년을 '골든타임의 원년'으로 규정했다. 단순 주거도시를 넘어 직(職)·주(住)·락(樂)이 결합된 수도권 동부 경제중심도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의료 인프라 확충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하남시가 첫 종합병원으로 추진 중인 연세하남병원은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소아과와 응급의료시설을 포함해 11개 필수 진료과 운영 계획도 내놨다.
관광·비즈니스 인프라도 추진한다. 하남시는 민간에서 제안한 인터컨티넨탈급 5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르나스 위탁운영 방식으로 사업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컨벤션 기능까지 결합해 수도권 동부의 비즈니스·관광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장기 표류 사업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하남시는 19년간 지지부진했던 캠프콜번 개발을 재가동한다. 경기도 그린벨트 해제 지침 개정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SPC 설립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K-컬처 복합 콤플렉스인 'K-스타월드'도 2월 민간사업자 공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분야에서는 교산지구 내 3조원 규모 AI 클러스터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장 추천권을 활용해 유니콘 기업과 글로벌 첨단 기업을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착수한 H2 프로젝트는 2026년 중 타당성 분석 완료를 예고했다.
하남=정진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