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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관련 유럽 국가들에 관세 위협을 가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로 장기 미국채 등 ‘미국 자산 매도’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마틴루터킹 데이 휴일이후 거래가 재개된 20일(현지시간) 30년물 미국채 금리는 유럽시장에서 9베이시스포인트(1bp=0.01%) 급등한 4.93%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273%로 4bp 올랐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DXY)는 0.6% 급락해 98.74로 떨어졌다.
이 날 일본 장기 국채 가격이 급락한 것도 미국채 매도를 부추겼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식품세를 인하한다는 소식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일본의 30년 및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모두 25bp 이상 급등했다. 특히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 날 4%까지 상승하며 출시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는 11월 말 이후 최저치에서 반등하면서 0.4% 오른 1유로당 1.169로 했고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은 달러 대비 한 달 만에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채 및 달러화 약세로 금은 1.6% 상승한 온스당 4,700달러를 넘어서며 또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은도 온스당 94.7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유럽에 대한 압박이 가속화될 경우 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약 8조달러(약 1경 1,820조원) 가량의 미국 국채 및 미국 주식의 향방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으로, 8조 달러 상당의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의 약 두 배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유럽에 대한 관세 압박을 계속할 경우 유럽 국가들이 보유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이 외국 자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채권 금리를 높이고 미국 주식에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날 유럽 증시는 1%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주식 선물의 하락폭은 더 커, S&P500 선물은 1.4%, 나스닥 선물은 1.7%, 다우지수 선물은 1.3% 각각 내렸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미국이 불확실성의 원천이 되면서 미국채와 달러 등 미국 자산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외환 솔루션 책임자인 프란체스카 포르나사리는 "주말 동안 일어난 일에 경악하고 자산 보유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 오스트레일리아의 수석 금리 전략가인 앤드류 티스허스트는 "현재 가장 중요한 새로운 역학 관계는 미국이 불확실성의 원천이 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일본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보유한 미국채를 매도하고 본국으로 자금을 돌릴 경우 미국 국채 금리는 추가로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라자드 자산운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로널드 템플은 보고서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일본 국채 수익률이 환율 헤지 기준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을 정도로 상승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만약 일본 국채 수익률이 계속 상승하면, 일본 투자자들은 환율 헤지 비용을 제외하고도 미국보다 일본으로 자금을 옮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시장 움직임은 지난 해 4월 상호 관세를 발표한 해방기념일 당시 달러 가치가 하루만에 약 2% 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완만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과거처럼 입장 완화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의 신호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합법성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이 계류 중이고 유럽 각국 정부의 대응 역시 불확실하다.
EU는 미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대응할 수도 있지만, 아직 시험되지 않은 '강압방지수단’을 발동할 수도 있다. 이 수단은 미국의 공공 입찰, 투자 또는 은행 활동 참여를 제한하거나 서비스 무역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