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반도체 국산화의 첫발을 내디딘 부산시가 관련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선다. 해양반도체를 앞세워 소형 전기추진선 분야부터 ‘트랙 레코드’를 쌓고, 정부·연구기관·기업이 참여하는 대형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해양반도체 종합기술원’ 설립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해양반도체 띄운 부산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형준 시장은 전날 반도체 관련 정부 출연연과 대기업·중소기업 등 150곳이 참여하는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해양반도체는 2030년까지 2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글로벌 시장과 연결되는 남부권 반도체 벨트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해양반도체 기술을 총괄하는 국책 연구기관 설치도 제안했다.얼라이언스에는 부산항만공사와 부산반도체산업육성위원회 등 지역 공공기관·단체를 비롯해 차세대전력반도체추진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국책 연구기관이 참여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SK키파운드리,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주요 기업과 산업 단체도 포함됐다.
◇국산 전력반도체 본격화
부산시가 해양반도체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기장군을 중심으로 한 전력반도체 생산이 연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부산시는 10여 년 전부터 탄화규소(SiC) 등 신소재 기반 전력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정부와 협의를 이어왔고, 2017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확정 지었다. 이후 전력반도체 특화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시험인증센터 구축,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시험·인증과 R&D, 생산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전력반도체 생산 기지를 조성했다.
특히 아이큐랩의 국내 최초 8인치 웨이퍼 기반 전력반도체 생산 공정이 가동되면서 상용화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업계는 부산시가 전력반도체 시장 확보 전략으로 ‘해양’을 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방·우주 등 사용자 관점에서 반도체를 분류하는 최근 추세에 맞춰, 진동·습도·염분·기온 변화 등 극한 환경을 견뎌야 하는 해양에 특화한 전력반도체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공선 등 전기추진선 기술이 우선 적용되는 소형 선박을 중심으로 국산 전력반도체의 성능을 실험하고 점차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신병철 동의대 교수는 “우주 반도체는 방사선, 항공 반도체는 열을 잘 견디는 등 산업별로 요구하는 반도체 기능이 다르다”며 “소형 전기추진선과 항만 컨테이너 이송용 차량 등에 우선 적용될 해양 특수 반도체 개발을 논의 중이며, 단기적으로는 패키징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해양반도체 전폭 지원 예고
부산시는 선박 전동화와 자율운항 선박을 얼라이언스를 통해 공동 개발하고, 극지 등 특수 해양 환경용 부품 개발을 위한 표준 체계도 확립할 계획이다. 스마트 항만 관련 기술 지원 역시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추진한다.박 시장은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및 330억원 규모의 투자 보조금 연계, 제2센텀 산단 등 공간 지원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