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개인별 약물 유전체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입니다.”강병주 인드림헬스케어 대표(사진)는 20일 “다제약물 관리를 돕는 헬스케어 솔루션에서 약물 유전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제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로 근무하며 약물 부작용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65세 이상 고령자 중 다섯 가지 이상 약(다제약물)을 복용하는 비율은 46.6%”라며 “복용하는 약이 7개 이상이면 부작용 발생 위험은 82%까지 치솟는다”고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인드림헬스케어를 세웠다. 다제약물 관리 솔루션 ‘인드림 메디서포트’도 출시했다.
이 솔루션은 환자의 과거 처방 이력을 확인하고, 처방 화면을 캡처한 뒤 인공지능 기반 광학적 문자인식(OCR) 기술로 약물명을 파악한다. 이후 약물 상호작용과 부작용 정보를 즉시 알려준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약물 간 상호작용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다. 강 대표는 성분명 기준 4만여 개의 약물 상호작용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구축했다.
그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처방약 성분은 약 3000개, 글로벌 시장에서는 약 5000개”라며 “수천 시간을 들여 논문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데이터를 정리했고, 충돌하는 논문이 있을 땐 근거를 확인해가며 정보를 정제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약물 오남용 관리를 위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가동하고 있다. DUR은 이를 만들 때 활용한 데이터베이스가 빈약해 ‘반쪽자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 대표는 “DUR은 중요하지 않은 경고는 너무 많이 띄워 정작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은 약물 상호작용 정보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알람 피로 현상이 생겨 진료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다제약물 관리의 다음 단계는 개인화다. 강 대표는 ‘약물 유전체’를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약물 유전체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유전자 차이에 따라 약물 효과와 부작용이 달라진다는 개념이다. 같은 약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효과가 없고, 어떤 사람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긴다.
대표적인 사례가 통풍 치료제 ‘알로푸리놀’이다. HLA-B5801 유전자를 가진 환자가 복용하면 피부가 벗겨지고 각막이 녹아내리는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항혈소판제 ‘클로피도그렐’도 마찬가지다. 이 약은 CYP2C19 효소를 통해 활성화된다. 이 효소 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약을 먹어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 다른 환자보다 주요 심혈관 사건(뇌졸중·심근경색 등) 발생률은 3.58배 높아진다. 강 대표는 “제주 지역에서 유전체 연구를 해본 결과 주민의 16%가 CYP2C19 불량 대사자였다”고 했다.
약물 유전체 검사에 뛰어든 기업은 많다. 하지만 검사 결과 활용도는 떨어진다는 게 강 대표의 지적이다. 대부분의 검사결과가 수십 페이지짜리 리포트로 제공돼 임상현장 활용도가 낮다. 인드림헬스케어는 약물 유전체 데이터를 구조화한 ‘파마코 아틀라스’, 개인 유전정보와 임상 데이터를 결합해 위험도를 예측하는 AI 엔진 ‘시냅스Rx’, 이를 의사와 환자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프리시전 내비게이터’를 개발 중이다.
강 대표는 “이를 통해 곧바로 임상현장에 활용할 수 있게 데이터를 정리해주는 역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