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작년 말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때 환율 오름세를 완전히 꺾지 못하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시장 개입은 신중하게 결정하되, 한번 개입하면 끝장을 볼 생각으로 원·달러 환율을 1300원대까지 눌렀어야 했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외환보유액을 아껴 쓰려다 보니 개입 효과가 약했다”며 “시장 참가자들도 외환당국의 카드에 ‘맞아 보니 별로 아프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작년 말 개입으로 환율이 1420원대까지 빠졌을 때 마지막 ‘한 끗’이 아쉬웠다”며 “정부의 어중간한 개입과 환율 반등이 반복되자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주저하던 투기 세력까지 원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타이밍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 1480원 안팎에서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안 교수는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를 다 꺼내는 바람에 자신의 패를 먼저 보여주고 포커 게임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게 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2022년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2년 9월 엔·달러 환율이 146엔을 돌파하자 일본 외환당국은 24년 만에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 10월 27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지난 24년 동안 시행한 전체 시장 개입 물량(4조8793억엔)의 두 배 가까운 9조1881억엔을 쏟아부어 환율을 140엔까지 떨어뜨렸다. 전 정부 고위 관료는 “새 정부의 확장 재정 여파로 엔·달러 환율이 다시 오르지만 2022년 개입 당시 투기 세력의 환율 예상치를 완전히 꺾어 놓은 결과 지금도 일본 외환시장에 쉽사리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익환/정영효 기자 lovepe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