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계란 특란 한 판(30개) 소비자 가격은 7215원을 기록했다. 전년(6275원)보다 14.9%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초 6000원대 초중반에서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던 계란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빠른 속도로 올라 새해 들어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가격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고병원성 AI 확산이다. 고병원성 AI는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로 확진된 개체는 전부 살처분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산란계 약 43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통상 살처분되는 산란계가 400만 마리를 넘어서면 달걀 가격이 오른다.
난각번호 4번 퇴출 유예 조치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난각번호란 닭의 사육 환경을 표시하는 숫자다. 1번은 동물복지란인 방사 사육이며 2번은 축사 내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 사육을 의미한다. 지난해 선별 포장 실적 기준 난각번호 4번 생산량은 전체의 79%에 달한다.
당초 정부는 동물복지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좁은 케이지에서 닭을 키우는 난각번호 4번 사육 방식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행을 앞두고 2년 유예를 결정했다. 규제 시행 전 농가들이 지난해 10~11월 난각번호 4번 물량을 시장에 대거 쏟아내며 일시적인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 물량이 소진된 지난달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신규 생산 감소와 AI 살처분이 겹쳐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계란값은 당분간 안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1월은 AI의 최절정기인 데다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산 계란 수입, 납품단가 지원, 할당관세 적용 등으로 계란값 낮추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