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 국민평형(전용 84㎡) 분양가가 15억원이면 이제는 비싸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죠." (50대 예비청약자 A씨)
지난 16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 마련된 '드파인연희' 모델하우스는 평일 오전임에도 예비 청약자들로 붐볐다. 올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서는 단지인데다, SK에코플랜트의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드파인연희'는 하이엔드 브랜드답게 최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유상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음 특화 '스튜디오 룸'과 '펫테리어'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펫테리어'의 경우 반려견 전용 공간을 설계해 유상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반려동물 동선과 위생, 안전성을 고려한 설계가 눈길을 끌었다.
바닥은 일반적인 강마루 대신 미끄러움 방지 기능이 있는 럭셔리비닐타일(LVT)을 적용하고 벽자도 스크래치에 강한 '안티스크래치 벽지'를 적용했다. 주방 진입을 차단하는 주방 슬라이딩 도어도 설치되고, 반려견을 편하게 목욕시킬 수 있도록 넓은 세면대를 설치한 전용 욕실도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는 현실을 적극 반영한 설계라는 설명이다.

서울에 처음 선보이는 '드파인' 브랜드 단지인 만큼 평면과 조경 역시 차별화했다. 서울 안에서는 보기 드문 '4베이 판상형 구조'를 적용했고, 철제난간 대신 조망형 창호인 '유리난간'을 사용했다. 전용 84㎡ 3층 이상 세대에는 돌출형으로 설계된 '개방형 발코니'를 설치된다.
84㎡ 기준 15억원 수준의 분양가에 대해서는 "고민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요즘 서울 부동산 시장을 감안한 예상 범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대문구 연희동이 서울에서 집값이 낮은 축에 속하긴 하지만, 최근 분양가 상승 흐름과 신축 희소성을 고려하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 단지 전용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59㎡ 12억100만~12억4300만원 △74㎡ 12억6300만~13억3100만원 △75㎡ 12억9000만~13억7900만원 △84㎡ 13억9700만~15억6500만원 △115㎡ 23억5900만원이다.
서울 아파트의 전용 84㎡ 평균 매매가는 이미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3억원429만원을 기록했다. 인근 대장 단지와 비교하면 분양가는 5000만원가량 낮다. 이 단지 맞은편에 위치한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에 위치한 'DMC파크뷰자이1단지' 전용 84㎡는 지난 6일 1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DMC파크뷰자이는 2015년에 입주해 12년 차인 단지다.

현장에 나와 있는 관계자들도 청약 흥행 자체를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신축 단지가 워낙 귀하기 때문이다. 한 분양 관계자는 "입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긴 하지만, 서울 신축이라는 점만으로도 수요자들의 관심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입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내비치는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았다. 단지에서 경의중앙선 가좌역까지 도보로 15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역세권이라고 보기 힘든 데다, 단지에 근접한 상권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50대 남성 김 모 씨는 "자연환경은 좋은데, 출퇴근이나 생활 편의성 측면에서는 애매한 위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단지 중앙에서 연희동의 주요 상권까지 최단 거리는 약 700m로, 도보로 15분 거리다. 최단 거리로 상권까지 걸어가려면 궁동근린공원을 뚫고 가야 하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다.
분양 관계자는 일부 예비 청약자들이 우려하는 '내부순환로 소음'에 대해선 "단지가 내부순환로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등을 지고 있어 최소한의 영향만 받을 것"이라며 "단지 내 뷰는 궁동근린공원이고, 단지 바로 앞에 홍제천이 흐르고 있어 오히려 자연 친화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의 프리미엄이 적용된 디자인이 사실상 거의 다 '유상 옵션'이라는 점에서 일부 예비 청약자들은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60대 김모 씨는 "내부 구조나 마감재가 고급스러운 것 같아서 마음에 들긴 하는데, 유상 옵션을 모두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 좀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 15억2500만원에서 실제 현장 유닛에 전시된 것처럼 시스템에어컨과 가전·마감 고급화 옵션을 모두 선택하면 실제 분양가는 15억7700만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를 기준으로 하면 16억원을 넘어간다.
연희 1구역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이 단지는 지하 4층에서 지상 29층, 13개 동, 95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33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172가구)와 전용 84㎡(112가구)에 집중됐다. 19일 특별공급(181가구), 20일 1순위(151)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28일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