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 시즌2(이하 '흑백요리사2') 우승자 최강록이 프로그램 우승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최강록은 1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흑백요리사2' 종영 인터뷰에서 "재도전을 했는데 기분이 좋았다"며 "스포일러 조항이 무서워서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고 털어놓았다.
올리브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 우승 후 조림인간·연쇄 조림마·조림핑이라는 별명을 얻은 최강록은 '흑백요리사' 시즌1에 이어 시즌2에 '히든 백수저'로 참가했다. 1라운드부터 독자적인 세계관과 요리 철학을 드러내며 많은 시청자의 지지를 받았다.
13일 공개된 '흑백요리사2' 최종회에서는 최강록이 세미 파이널 2차 무한 요리 지옥 최후 생존자인 흑수저 요리괴물 이하성을 제치고 우승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최강록이 운영하는 식당에 이목이 쏠렸으나 최강록은 2024년 이후 식당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게 아니라 버린다'는 평가를 받는 최강록은 "당분간 식당을 오픈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우승 상금 3억원에 대해서도 "훗날 국수집을 하고 싶은데 그때 사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칼은 놓지 않겠다"고 해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음은 최강록과 일문일답.

▲ '흑백요리사' 시즌2를 우승했다.
= 재도전을 해서 좋았다. 부담감이 많이 쌓여 있었다. 처음엔 '흑백요리사' 시즌1이 인기가 많아서 형만 한 아우가 없으면 어떡하나 싶었다. 또 많은 분이 올라가고 싶어 하는 자리에 올랐는데 빨리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이 컸다. 그 두 가지가 가장 컸는데 결과적으로 다 잘 돼 기분이 좋다.
▲ 방송 내내 독특한 캐릭터와 화법으로 팬덤을 형성했다.
= 내가 CPU가 딸려서 처리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말이 느린 거다. 시나리오처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은 아니다.
▲ 올리브 '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2에 이어 '흑백요리사2'까지 우승했다.
= '마셰코' 때는 요리사로서 체력적으로나 창의성 면에서 최고점이었던 것 같다. 이후 노화가 오고 몸도 쇠약해지는 느낌이라 고인물이 된 것 같았는데 우승을 하니 남달랐다. '마셰코' 당시 깨두부는 젤라틴으로 붙인 후식이었다. 이번에 깨두부를 노린 건 아니었으나 노화로 인해 힘든 작업을 메뉴에서 빼는 나를 발견했다. 조금 더 할 수 있다는 확인 차원에서 깨두부를 선택했다.
▲ 시즌1부터 극적인 우승을 하다보니, 이걸 약속받고 출연했다는 음모론도 있었다.
= 제작진이 시즌1에서는 '불쏘시개가 돼 달라'했고, 시즌2에서는 '완전히 불태워 달라'고 하더라. 불쏘시개는 불을 지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완전 연소는 다 타서 없어지는 이미지를 생각했다. 곧 나이가 50인 시점에서 불타서 없어지는 역할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완전 연소'라는 단어에 꽂혔다. 우승 내정을 약속받았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떳떳하지 못해 잠도 못 잤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
▲ 어떤 미션이 가장 힘들었나.
= 팀전이었다. 나의 목표가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처음에 탈락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가 팀전에서 탈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 프로그램이 끝나기도 전에 우승자라는 스포일러가 돌았다. 본인의 스포일러를 본 심경이 궁금하다.
= 꽁꽁 싸매고 숨어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곧 공개하겠지 싶었는데 6개월이나 걸릴 줄 몰랐다. 스포일러 때문에 식당을 안하는 건 아니었다. 참가 전부터 이미 접은 상태였다.
▲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는 게 아니라 버리는 사람'이라는 평가다.
= 할 수 있는 건 해보고 할 수 없는 건 안 하려 한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 마지막 미션 요리 설명이 '감동적이었다'는 평이다.
= 결승 미션을 보고 걸맞은 것인지 걱정을 많이 했다. 제작진이 미션을 잘 정해주셨기에 그런 장면이 나온 것 같다. 에드워드 리 셰프님의 '비빔인간입니다'는 감명 깊게 봤다. 하지만 내가 '조림인간입니다'라고 하는 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많이 썼던 표현이다.
▲ 식당 오픈은 언제 이뤄질까.
= 우승을 하고 식당은 더 못 하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많은 기대감을 충족시켜 드릴 방법이 없을 것 같아 무섭다. 불이 뜨거우면 물러나듯 지금은 물러나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 혹시 상금 3억원 때문에 업장을 당장 안 하는 것일까.
= 아직 상금은 안 받았다. 후배들은 파인다이닝 이야기를 하는데, 전 그렇게 말한다. '네 마음은 파인하냐'고. 파인다이닝은 형태가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본다. 그렇게 보면 국수집을 하든 무엇을 하든 상관없을 것 같다. 나중에 국수집을 하고 싶고 상금은 그때 쓸 생각이다.
▲ 식당을 안 하면 무슨 계획이 있을까.
= 요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할 일도 많다. 일단 칼을 놓지는 않을 생각이다.
▲ 시즌3 지원자를 받던데 조언할 게 있을까. 이번 시즌에 처음 출연한 동료 셰프 정호영의 어깨를 두드리며 응원하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 노하우는 따로 없다.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축적된 것으로 싸워야 한다. '친구야 싸우지 말자'다. 싸우면 안 된다.
▲ 요리사로서 지향점이 있나.
= 요리사는 조직이 갖춰져야 움직이는 이미지가 완성되기에 혼자 있으면 초라하다. 그런 초라한 상황을 많이 겪으며 이 직업을 견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시간과 귀찮음이 만들어낸 것이 예술이라는 말로 제 직업을 합리화했다. 그렇지만 말을 지키는 직업인으로서의 요리사가 되고 싶다.
▲ '마셰코'에서 심사위원이었던 강레오 셰프의 반응은 어떻던가.
= 그 부리부리한 눈빛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10여년 전 처음 봤을 당시 정말 무서웠다. 지금은 많이 유해지셨다. 우승하고 연락을 주셨다. 우승자 공개 전에 유튜브 채널 촬영을 했는데 위약금이 무서워 아내에게도 우승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 김풍과 대결에서 이긴 게 좋은가, 결승에서 이긴 게 좋은가.
= 김풍의 요리는 과정과 맛에 변수가 많다. 그런 분들과 대결하고 싶지 않다. 그때 이겨서도 좋았지만 이번 결승에서 이긴 것도 좋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