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15일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금리 인하’ 문구가 사라진 점 등을 근거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까지 언급하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40원 이상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높아져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올해 환율 상승의 상당 부분이 글로벌 통화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분의 3 정도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것이고 나머지 4분의 1가량은 우리 요인(수급)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에도 한국만 환율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작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이 총재 분석이다.
그는 “환율이 달러당 1480원 가까이 올라가는 것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학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면서도 “펀더멘털 외에 수급 요인도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화가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결정됐다. 지난해 8월부터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신성환 위원도 의견을 바꿨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하는 등 포워드가이던스도 매파적으로 바뀌었다. 3개월간 동결에 무게를 둔 위원은 지난해 8월 1명에 그쳤으나 10월 2명, 11월 3명에 이어 이달 5명으로 늘었다.
이 총재는 “향후 3개월간 (금리는) 대다수 위원이 동결 기조로 보고 있다”며 “그 이후 6개월 뒤 어느 방향이 될지는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하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언급도 나왔다. 그는 “환율이 높아져서 물가에 영향을 주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로 환율을 잡으려면 0.25%포인트 인상으로는 안 되고 2~3%포인트는 올려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통받을 수 있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매파적 금통위 결과에 채권 금리는 급등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94%포인트 상승한 연 3.090%로 거래를 마쳤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판단하는 주요 변수(성장, 물가, 금융 안정)에 큰 이변이 없다면 사실상 인하 사이클은 종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