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에게 받았던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프랜차이즈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치킨·버거·커피·슈퍼마켓 등 다양한 업종에서 비슷한 소송이 걸려있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가맹본부에 불리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향후 관련 소송이 우후죽순 늘어나 생태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지난 2016∼2022년 지급한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며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본사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원·부자재를 시장 도매가격보다 높은 값에 납품하면서 얻는 '유통 마진'이다. 앞서 한국피자헛 점주들은 "본사가 매출의 6%를 로열티(가맹수수료)로 받아가면서, 계약서에 없는 마진까지 이중으로 챙겨갔다"고 주장했다. 본사 측은 "차액가맹금은 가맹사업법이 인정하는 정당한 수익원"이라고 맞섰다.
대법원이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주면서 프랜차이즈업계는 혼란에 빠졌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부당이득금으로 본 이번 선고는 업계의 일반적인 상거래 관행을 뿌리째 뒤흔드는 결정”이라며 “162조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과 달리 로열티 방식보다 차액가맹금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우리나라는 국토가 넓지 않아 물류공급이 용이하고, 매출 누락 등 로열티 회피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차액가맹금이 자연스럽게 상거래 관행으로 자리잡아왔다”며 “수십 만명의 가맹사업자들도 관행에 명시적·묵시적으로 동의해왔다는 게 일반적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비슷한 소송이 남발되면 중소 프랜차이즈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협회는 “영세·중소 브랜드가 대다수인 업계 특성상 유사 소송이 확산될 경우 줄폐업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134만 산업 종사자들도 고용축소, 경영애로 등 타격이 예상되고, K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마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업에서 가맹점이 10개 미만인 브랜드는 72%, 100개 미만 브랜드는 96%에 달한다.
다만 피자헛 사례를 업계 전반에 일률적으로 확대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치킨업체 관계자는 “한국피자헛은 로열티를 받으면서도 차액가맹금을 수취했지만, 대부분 브랜드는 로열티가 없다”며 “대형 브랜드들은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사항을 명시한 경우도 많아 다르게 봐야 한다”고 했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