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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괴물 '스톡 논란' 닮은꼴…네이버 AI, 탈락 배경 봤더니 [홍민성의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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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괴물 '스톡 논란' 닮은꼴…네이버 AI, 탈락 배경 봤더니 [홍민성의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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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2'에선 흑수저 '요리괴물'이 사용한 '브라운 빌 스톡'이 화제가 됐다. 단 10개의 재료만 허용된 미션에서 10여가지 재료가 응축된 농축 육수를 부재료 1개로 사용한 것을 두고 영리한 전략으로 간주할지, 사실상 반칙으로 봐야 할지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15일 발표된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1차 평가 결과도 이 요리괴물의 스톡 사용 논란과 닮았다. 국내 인공지능(AI) 업계의 '백수저' 격인 네이버클라우드가 '독자성 부적합'으로 탈락한 배경에 바로 '외산 모델 차용' 이슈가 컸기 때문이다.
    "남의 경험에 무임승차"…네이버 맹비판한 정부

    이날 과기정통부는 독파모 1차 평가 결과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3곳을 정예팀으로 선정하고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를 탈락시켰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벤치마크 점수 등 성능 면에서는 최상위권을 기록했으나 '독자성'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 큐웬의 비전 인코더와 이미 학습이 완료된 지능 '가중치'를 차용한 게 문제였다. 비전 인코더는 시각 정보를 이해 가능한 데이터로 바꾸는 기능을 맡아 AI의 '눈'에 비유된다. 가중치는 AI가 학습을 통해 축적한 지능의 핵심 요소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독자성 논란은 독파모 프로젝트 초기부터 제기됐왔다. 다만 층위가 다양한 AI 모델 개발에서 '프롬 스크래치'(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개발)를 어느 수준으로 볼지를 놓고 갑론을박도 있었다. '가중치는 100% 학습해야 프롬 스크래치에 부합한다'는 의견과 '오픈소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AI 생태계에서 일반적'이라는 목소리가 맞섰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중국산 오픈소스 활용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모델에서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와의 호환성 및 전체 시스템의 효율적 최적화를 고려해 검증된 외부 인코더를 전략적으로 채택했다"며 "기술적 자립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표준화된 고성능 모듈을 활용해 전체 모델의 완성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엔지니어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네이버클라우드를 향해 '무임승차'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프롬 스크래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셈.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브리핑에서 "오픈소스를 가져다 쓰더라도 이미 학습된 가중치를 그대로 쓰는 것은 남의 경험에 무임승차 하는 것"이라며 "학습 경험 자체를 새롭게 직접 해보자는 것이 이번 사업의 최소 조건"이라고 짚었다. "그래야 앞으로 오픈소스를 활용하더라도 더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게 일반적 추세이긴 하지만, 가중치를 초기화 후 학습하면서 AI 모델을 개발해 나가는 게 국내외 AI 업계와 학계 전반에 통용되는 '독자 AI 모델'의 기본 조건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체적으로 AI 모델의 운영·이용을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독파모의) 지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과기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AI 기술력 고도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재료 10개 제한 미션서 '육수' 쓴 요리괴물 '데자뷔'
    최근 흑백요리사2에서 불거진 요리괴물 논란과 흡사한 부분이 이 대목. 요리괴물은 10가지로 재료 가짓수를 제한한 패자부활전 미션에서 여러 재료가 농축된 기성품 육수인 브라운 빌 스톡을 재료 1개로 사용했다. 이 스톡에는 송아지 뼈, 양파, 당근, 셀러리, 향신료 등 10개에 가까운 원재료가 들어간다. 사실상 '코인 육수'를 쓴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다른 출연자들은 미션의 본래 취지에 집중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중식마녀'는 "(중식은) 양념만 최소 5가지는 들어가고 기름은 기본"이라면서 미션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뉴욕에서 온 돼지곰탕'은 곰탕 채수를 내기 위해 꽃송이버섯, 표고버섯, 말린 무, 말린 당근, 말린 우엉을 전부 부재료 10개로 썼다. '요리하는 윤주모'는 감자, 다시마, 들기름, 쌀, 조선간장, 실파, 소금, 청양고추만 사용했다.

    이런 장면을 접한 시청자들은 요리괴물을 향해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의 비판을 쏟아냈다. 규칙의 빈틈을 똑똑하게 파고들었다는 반박도 있긴 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이날 정부 역시 네이버클라우드 모델을 '바닥부터 직접 설계하고 학습한 순수 국산 모델'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리 미션에서 스톡 사용이 영리한 전략일 순 있지만, 최고의 장인을 뽑는 자리인 만큼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점 요인이 된 것과 같은 이치"라고 짚었다.

    정부는 이날 당초 1개 팀을 탈락시킬 계획이었으나 네이버의 독자성 이슈로 2개 팀을 제외하면서 '패자부활전'을 열기로 했다. 이번에 탈락한 팀과 기존 탈락 컨소시엄 등을 대상으로 상반기 내 1개 정예팀을 추가 선정한다는 계획. 추가 선정된 팀에게는 기존 팀과 동일한 GPU·데이터 자원 지원과 'K-AI 기업' 명칭 사용권이 보장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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