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도는 국유재산을 저렴하게 대여해 청년들이 창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1년 가까이 지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장관은 서울 강남구 ‘나라키움 역삼 청년창업허브’를 방문해 유휴 국유재산을 활용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 전 부총리는 “저활용 국유재산을 활용해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청년 창업 지원 시설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며 “주거 일체형 창업 공간 등 청년 창업인의 수요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역시 “상가·농지 등 유휴 국유재산에 대해 청년 우선 대부와 사용료 인하 등을 추진해 청년 세대의 국유재산 이용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관련 규정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최 전 부총리의 발언 이후 8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에서야 국유재산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청년과 청년창업기업의 국유재산 사용료를 재산가액의 1% 이상으로 낮추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청년과 청년창업기업 등의 국유재산 제한경쟁입찰을 허용하고, 최저 사용료로 낙찰자를 선정할 경우 추첨 방식으로 사용 허가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입법 예고 후 두 달이 넘었고 의견 제출 기한도 지난해 12월 22일로 종료된 상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법제처 심사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며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사건이 잇따라 이어지면서 부총리의 공개 약속마저 흐지부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전 부총리는 현장 방문 약 2주 뒤인 지난해 4월 1일 국회의 탄핵 소추를 앞두고 사임을 발표했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과 조기 대선, 정권 교체로 정국이 급변하면서 관련 논의도 뒷전으로 밀렸다는 평가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