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상일동 사옥에서 15일 만난 임철진 삼성물산 주택영업본부장(상무·사진)은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 최대인 9조2622억원어치 수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목표(5조원)를 한참 웃돈 성과다. 한동안 주택 수주와 거리를 둔 탓에 우려가 컸지만 ‘래미안’ 선호는 여전했다는 설명이다.수주 비결은 뭘까. 임 본부장은 “과거 수주한 단지 공사는 꾸준히 하고 있었다”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품질을 지켜 원베일리나 원페타스 등에 잘 구현한 덕에 조합에서 좋게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지역 위주로 차별적 상품을 공급하면서 희소성을 높였고, 공사비 갈등이나 품질 사고도 없었다”며 “삼성은 약속을 지킨다는 믿음도 불확실성이 큰 정비사업에서 중요한 수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1995년부터 30년 동안 재건축·재개발 쪽에서 일한 ‘정비사업통’이다. 그는 “요즘은 조합과 협력 업체도 전문가”라며 “시공사가 어설프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면 금방 알아챈다”고 했다. 그는 “옛날엔 정에 이끌려 시공사를 선정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조합에 이익이 되느냐를 철저히 따지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비사업 물량은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알짜 지역이 시공사를 정하는 게 관심이다. 임 본부장은 “4개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래미안이 강점을 지닌 반포나 강남을 포함해 올해도 작년 못지않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년은 작년 수준 이상의 정비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노후 단지가 많아 그 이후로도 매년 30조~40조원의 물량이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물산의 원칙은 ‘클린 수주’다. 사업과 입찰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조합원 간 갈등이 적어야 한다. 임 본부장은 “삼성물산이 고가 단지나 수주 경쟁이 없는 곳만 노린다는 것은 오해”라며 “사업성이 부족한 곳은 진행이 더디고 다툼도 많다 보니 그런 요소가 적은 사업장 위주로 수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값 안정을 위해선 꾸준한 공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주택시장 침체기에 혹은 투기 억제 목적으로 정비사업을 멈춘 결과, 지금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임 본부장은 “재건축·재개발은 입주까지 10년 이상 걸린다”며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매년 필요한 만큼의 정비구역을 지정하고 사업을 진행시키겠다는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