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학이나 어학당에 다닌다며 입국한 외국인 유학생 10명중 1명 이상은 불법체류자가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규찬 국립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부교수는 15일 한국이민학회 학술지에 실은 '국내 유학생 불법체류의 정책적 쟁점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부교수는 우수인재 유치를 목표로 양적 팽창에 방점을 둔 유학생 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하며 유학생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관련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가 법무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외국인 유학생 출신 불법체류자는 3만4267명으로 2014년 6782명 보다 5배 넘게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유학생 출신이 9580명, 어학연수생 출신이 2만4687명이다.
전체 유학생 대비 불법체류자 비율도 2014년 7.8%에서 2018년 8.7%, 2022년 15.7%로 늘었다. 재작년에는 11.6%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2010년대 중반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교수는 수치 변화가 유학생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체류 질과 안정성은 악화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2024년 기준 불법체류 유학생을 국적별로 보면 유학생에게 발급되는 D-2 비자 소지자는 베트남 69.7%, 우즈베키스탄 13.0%, 몽골 6.9%, 중국 3.4% 순이었다. 어학 연수생에게 주는 D-4 비자 소지자도 베트남이 88.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D-2 출신 베트남 불법체류자 비중은 2014년 15.1%에서 2024년 69.7%로, 같은 기간 D-4 출신 베트남 불법체류자 비중은 13.4%에서 88.9%로 폭증했다.
보고서는 국내 대학의 어학연수생 유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 출신 유학생의 불법 체류 문제를 악화할 위험성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23년 '스터디 코리아 3.0' 정책에서 유학생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설정했고 법무부는 제4차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2023∼2027)에서 유학생을 잠재적 인재로 간주해 유입 확대와 정주 촉진 전략을 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상당한 수준의 불법체류 규모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주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우려했다.
김 교수는 유학생을 학령인구 감소를 메우는 임시방편이나 관리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주 인구이자 인적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독일과 일본처럼 유학생 정책을 국가 인재 확보 및 이민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춰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법무부·교육부·대학에 분산된 유학생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을 마련한 뒤 졸업생 진로를 관리해 정책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