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휴가철을 앞뒀거나, 명절이 되면 경북 포항 시중 은행 앞엔 긴 줄이 생긴다. 이 줄은 ‘포항사랑상품권(이하 포항상품권)’을 사러 몰려든 구매자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위해 2017년 처음으로 포항사랑상품권 13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후 카드형과 모바일 상품권으로 다양화한 상품권은 해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 지난해말 기준 누적 발행액이 2조5886억원에 이른다. 포항상품권은 2020년 5000억 원어치가 완판됐고, 2021년 4000억원, 2022년 3630억원, 2023년엔 3315억원, 2024년 2301억원, 지난해엔 364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포항상품권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례로 발행하는 지자체 상품권이다. 현금 역외 유출 방지를 위해 경남 거제 등 전국 50여 개 지자체가 비슷한 자체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자체 상품권을 사려고 포항처럼 긴 줄을 서는 장면, 10여년간 ‘완판’ 행진을 이어간 사례는 전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로 평가받는다.
포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 상품권이 왜 이렇게 잘 팔리는 걸까. 만 원짜리 상품을 9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10%’ 라는 높은 할인율에 더해 많은 가맹점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포항사랑상품권은 음식점, 서비스업 등 시내 2만5000여 개 가맹점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상품권은 BC QR결제 가맹점과 삼성페이 결제, 네이버페이 현장 QR 결제가 가능한 상품권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2월 포항사랑상품권 발행에 대한 경제효과를 조사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항시가 2017년부터 2024년 6월까지 발행한 포항사랑상품권 2조1135억원 상당에 대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유발액 3조6944억원, 부가가치유발액 1조7838억원, 취업유발인원 3만1073명으로 나타났다.
40~60대가 상품권 주 사용 연령(72%)으로 확인됐으며, 농축수산품 구매율이 전체 중 가장 많은 30%를 차지했다.
상품권은 개시 이후 99.7%의 판매율을 보이고 있으며, 현금으로 환전(사용)하는 비율도 98.7%로 매우 높았다. 월 구매한도·월평균 사용액은 30만원 이상이 65%로 가장 많았고, 사용빈도도 주 1회 이상 사용하는 비중이 70%나 됐다. 상품권을 구매하면 1개월 이내 소진하는 비율은 61%, 3개월 이내는 35%를 기록했다.
포항사랑상품권을 구매하는 이유로 할인혜택을 꼽은 이들은 45%, 지역 소상공인을 살리는 발행 취지에 공감하는 뜻을 나타낸 경우는 44%였다. 상품권을 구매한 이들은 91%의 만족도를 보였다.
포항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국비 14억원을 확보한데 이어 그해 12월 295억 원 규모의 18% 특별할인 판매를 추진해 연말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탰다. 포항사랑상품권 가맹점 등록을 희망하는 소상공인은 시청 홈페이지, 모바일 앱(IM#)을 통한 온라인 신청이나 시청 경제노동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이강덕 시장은 “올해도 포항사랑상품권 발행으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 민생경제 회복과 지역 경기 활성화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소상공인 모두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