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나브로(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변화시킨 도시의 ‘녹색마법’들이 포항을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도시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아스팔트에 내어줬던 회색 도시공간을 아름답고 쾌적한 녹색정원으로 변화시킨 이강덕 포항시장의 그린웨이 이야기다.

2016년 사업초기만해도 주변에서 “꿈같은 이야기”라며 만류하던 것을 이 시장은 특유의 뚝심과 자신감, 친화력 등으로 포항 철길을 도심숲으로 바꿔나갔다. ‘포항 철길숲’을 필두로 ‘해도도시숲’ 등 도시숲,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오어지둘레길 등 둘레길, 비학산 휴양림, 내연산 치유의 숲 등 산림휴양시설을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과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포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던 옛 동해남부선 폐철길(23만여㎡)을 활용해 북구 우현동에서 남구 연일읍까지 9.3㎞ 구간을 숲으로 만들었다. 이곳에 100여종, 30만여 그루에 이르는 다양한 나무와 꽃을 심었고, 음악 분수와 스마트 도서관도 숲 안으로 들였다. 축구장 107개 규모인 76만여㎡의 도시숲과 녹지 공간이 새로 생겨났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88t의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인증받아 탄소배출 도시에서 상쇄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다.
철길숲을 거니는 시민과 관광객은 하루 평균 3만명이다. 연간 1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 길을 걸으며 도심 숲을 만끽하고 있다. 철길숲이 유명해지면서 철길 인근 오래된 주택 80여채는 자연스럽게 카페 등으로 변신했고, 골목상권도 활기를 띠며 도심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포항시는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약 1조 6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포항시는 2030년까지 ‘도시와 자연이 연결된 쾌적한 정원 속의 도시, Garden City’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디서든 5분 이내에 숲과 공원을 만날 수 있는 도시, 걷는 것이 가장 편리한 도시, 그리고 기후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글로벌 아젠다를 선도하는 ‘녹색 다보스 도시’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5월 두호동 라한호텔에서 열린 ‘2025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에는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유엔기후변화혁신허브, 세계지방정부협의회 등 유엔 주요 국제기구와 포스코, 에코프로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포항시는 WGGF를 2027년 개관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와 연계해 녹색성장 아젠다를 주도하는 국제포럼으로 규모와 위상을 더욱 확대하고 정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과 같이 포항을 세계적인 녹색전환의 메카로 각인시킬 시그니처 국제행사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POEX는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6만3818㎡ 규모로 전시장과 2000명 수용 가능한 컨벤션홀, 중·소회의실 11개 등을 갖췄다. 영일만을 조망할 수 있는 오션뷰의 장점을 지닌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시설로 지어졌다. 포항시는 이미 POEX 개관 기념 국제 행사로 ‘지속가능한 도시협의회(ICLEI) 세계총회’를 유치했다. ICLEI 세계총회에는 100개국 지방정부와 국제기구, 학계, 시민사회 등 약 1500명이 참석한다. 세계 최대 규모 지방정부 회의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는 2028년 COP33(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를 POEX 최종 타깃으로 정했다. COP 총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위기 대응을 논의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국제외교회의로, 190개국 이상의 당사국에서 약 5만 명이 2주간 참가한다.
이강덕 시장은 “철강도시를 녹색 생태도시로 바꾼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WGGF를 지속적으로 열어 포항이 세계의 녹색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는 마이스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