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방일 이틀째인 14일 격식 있는 구두 대신 스니커즈를 착용한 채 일정을 소화해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신었던 운동화가 완판된 적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인기를 모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나라현의 대표적 문화유적지인 호류지(법륭사)를 방문했다. 친교 행사 성격이었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정장에 구두를 착용한 데 반해 이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스니커즈를 매치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 대통령의 신발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호간(HOGAN)의 '하이퍼라이트 스니커즈' 모델로, 제품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75만원이다.

호간은 이탈리아 럭셔리 그룹 토즈(Tod’s)가 전개하는 브랜드로, 1986년 출시 이후 캐주얼 아이템이던 스니커즈를 고급 소재와 장인정신으로 재해석해 '럭셔리 스니커즈' 영역을 구축한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총판은 토즈코리아가 담당한다.
전통적 외교 무대에서 통상 구두를 착용한 것과 달리 비교적 편안한 스니커즈를 택한 것은 형식보다는 '관계'에 중점을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셔틀 외교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이른바 '노타이 외교'다. 단순히 격식을 낮춘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에게 친숙함을 보여주고자 하는 외교적 신호로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정상회담 이후 곧바로 일본 일정을 소화한 점을 감안하면 특정 국가에 치우친 외교가 아니란 점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번 스니커즈 착용이 현장 상황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갈 등 호류지의 도보 특성상 운동화를 착용한 것”이라며 “실무진이 별도의 운동화를 준비하지 못해 수행비서 운동화를 빌려 신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이어진 간사이 지역 동포 간담회 일정에서는 다시 구두로 갈아 신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후보 출정식에서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리복 운동화를 착용한 적 있다. 당시 착용한 제품은 리복의 클래식 레더 'GY1522' 모델이었다.
제품 정가는 8만9000원이었으나 재고 처분 차원에서 공식 매장에서 3만5600원에 할인가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 대통령이 신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당 운동화는 하루 만에 완판됐다. 이후 일부 리셀(재판매) 사이트에서는 할인가 대비 10배가량 높은 34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