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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넘어 예술 공간으로 … 세종문화회관의 색다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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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넘어 예술 공간으로 … 세종문화회관의 색다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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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석 규모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새해를 맞아 색다른 변신을 꾀한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감상하는 무대였던 이곳이 시민들이 참여하고 머무르며 예술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미술 전시, 체험형 발레 프로그램, 시를 읽고 듣는 문학 프로그램 등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가 관객을 관람자가 아닌 주인공으로 초대한다. 공연장이란 공간에서 예술을 자연스레 마주치도록 고안한 이벤트다.




    출발 테이프는 서울시발레단이 끊는다. 서울시발레단은 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그랑 발레데이'를 열고 일반 시민들이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 무용수들의 무대 위 경험이 관객에게 개방되는 셈.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시발레단 객원 수석무용수인 이상은(독일 젬퍼오퍼발레단 무용수)의 티칭을 통해 진행된다. 취미 발레를 3개월 이상 경험한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무대에서 워밍업부터 간단한 발레 동작을 배우며 객석에서 바라보던 공간에 중심에 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문학도 대극장으로 들어온다. 문학동네시인선과 세종문화회관은 협업 프로그램 '리딩&리스닝 스테이지'를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5회에 걸쳐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대극장 무대 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시민들이 시집을 읽으며 음악과 시를 감상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2026 세종시즌에서 선보이는 27개 공연과 관련된 음악을 선곡하여 네 가지 테마로 들려준다. 고요 속 투명한 감정을 마주하는 ‘응시와 호흡’, 슬픔을 통해 깊어지는 ‘상실과 대면’, 무너진 마음을 감싸 안는 ‘위로의 온기’,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희망인 ‘부활과 환희’로 이어지는 멜로디는 존 케이지, 베토벤, 슈베르트, 피아졸라 등 거장들의 음악을 통해 2026년 세종시즌의 주요 공연들을 미리 경험하게 할 예정.



    27개의 무대와 결을 같이 하는 27권의 시집(문학동네 발간)을 큐레이션하여 무대 위에 비치한다. 관객은 음악과 함께 좋아하는 시집을 읽으며 활자가 주는 사유와 음악의 상상력이 포개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박연준 시인의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은 서울시발레단의 'Bliss & Jakie', 신이인 시인의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는 서울시뮤지컬단의 '더 트라이브', 고명재 시인의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은 서울시오페라단의 '라 보엠', 임유영 시인의 <오믈렛>은 서울시발레단의 '죽음과 소녀', 한여진 시인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는 서울시발레단의 'In the Bamboo Forest' 등으로 구성된다. 시와 음악이 교차하는 이 무대는 장르 간 경계를 허물며 문학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도는 대극장 바깥에서도 이어진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연말부터 오는 6월 28일까지 대극장 계단 전 층에서 공간 큐레이팅 전시 '공연장으로 간 미술: 계단 위, 잠시 쉼'을 통해 12점을 선보이고 있다. 공연을 기다리거나 끝난 뒤 오르내리던 계단이 전시장이 되는 것. 이번 전시는 '쉼'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뒀다. 참여 작가는 한국 동시대 회화를 대표하는 권여현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변연미다.

    권여현은 철학자들을 모티프로 한 회화 연작과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공간을 담은 대표 시리즈를 통해 감각의 회복을 질문하고 변연미는 숲과 꽃을 주제로 한 회화를 통해 존재의 흐름과 감정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관람객은 별도 입장 절차 없이, 공연 예매 여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관객을 보다 적극적인 문화 소비자로 인식하고, 공간을 다르게 보려는 시도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앞으로도 옥상, 정원등 다양한 공간으로 예술의 경험을 확장할 계획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자체가 하나의 예술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각 프로그램의 참여 방식과 상세 일정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 상세히 안내돼 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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