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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 팔아 강남 아파트 산다고?”…영하의 추위도 녹인 ‘두쫀쿠’ 오픈런 전쟁 [두쫀쿠 경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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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 팔아 강남 아파트 산다고?”…영하의 추위도 녹인 ‘두쫀쿠’ 오픈런 전쟁 [두쫀쿠 경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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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쫀쿠 팔아가지고 강남에 아파트 산대.”
    “이게 그 줄이야?”

    1월 13일 저녁 7시 경기 안양시의 한 상가 건물 앞. 퇴근길을 재촉하던 시민들이 길게 늘어선 인파를 보고 혀를 내두르며 한마디씩 던졌다. 건물 밖까지 삐져나온 줄의 정체는 바로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를 사기 위한 행렬이었다.



    이곳은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 팝업스토어까지 진출하며 이 지역 내 ‘두쫀쿠 성지’로 떠오른 카페다. 하루 세 번, 정해진 입고 시간마다 전쟁이 벌어진다. 마지막 입고 시간인 오후 7시가 되자 3층 매장 입구부터 계단을 타고 내려온 줄은 건물 밖 인도까지 점령했다. 카페 직원들은 경광봉을 든 교통경찰처럼 계단과 건물 밖을 오가며 인파를 통제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35분 만에 전멸”…돈 있어도 못 사는 귀한 몸
    “고객님, 대왕 사이즈는 품절입니다!”

    입고 시작 불과 35분 만에 직원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대기열 뒤편에서 탄식이 쏟아졌다. 이곳은 1인당 구매 제한(대왕 사이즈 1개, 기본 3개)까지 뒀지만 역부족이었다. 기본 사이즈마저 1시간 만에 동이 났다. 카페 직원은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품절된다”며 “대왕 사이즈는 입고 시간에 맞춰 오면 구매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두바이 쫀득 쿠키, 이른바 두쫀쿠의 인기가 끊이질 않는다. 연남동의 카페 골목에서는 가게 문 앞에 ‘두쫀쿠 팝니다’ 혹은 ‘두쫀쿠 품절’ 등 두쫀쿠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 연남동의 한 디저트 판매 매장은 하루에 130개씩만 만들어 파는데 오후 3시쯤이면 품절된다고 전했다. 다른 디저트 카페에는 ‘두바이 쫀득 쿠키 SOLD OUT’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가게 점원은 “손님들이 문앞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많이 오세요. 안내문이 붙으면 보통 30분 이내로 다 팔려요”라고 말했다.


    <h3> 두쫀쿠 맵의 등장, SNS 확산세</h3>품귀 현상은 디지털 세상에서 더 뜨겁다.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일명 ‘두쫀쿠 맵’까지 등장했다. 말 그대로 두쫀쿠를 판매하는 매장과 재고 현황을 알려준다.


    현장에서 만난 김모(43) 씨는 스마트폰 지도를 보며 숨을 골랐다. 그는 “초등학생 딸(13)이 학교에서 난리라며 노래를 불러서 사러 왔다”고 했다.

    하지만 기술도 광풍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김 씨는 “앱에는 10개가 남았다고 떠서 부랴부랴 달려왔는데 도착하니 10분 만에 품절됐더라”며 허탈해했다. 매장 직원이 수기로 수량을 체크해 앱에 입력하는 사이 현장 손님들이 순식간에 채가기 때문이다. 실시간 반영이 어렵다.



    두쫀쿠는 온라인에서 유행을 이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두쫀쿠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은 1월 12일에 3.5만 개였다. 이틀이 지난 14일에는 4.1만 개다. 그새 6000개의 게시글이 늘었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온라인상에서 두쫀쿠 관련 게시글이 계속해서 작성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두바이 쫀득 쿠키’ 검색량은 작년 10월까지는 ‘0’ 수준이었으나 11월 7일 ‘8’을 기록했다. 이후 11월 중순부터 검색량이 급증했다. 11월 15일에는 ‘33’, 21일에는 ‘70’을 기록하며 일주일 사이 검색량이 두 배 증가하기도 했다. 올해 1월 10일에는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관심이 늘었다. 이 디저트는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지난해 9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상승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수요도 늘고 있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작년 12월 1일부터 21일까지 ‘두바이 스프레드’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검색량은 10월 동 기간 대비 각각 796%, 643% 늘었다.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로 유명해진 안성재 셰프는 유튜브 채널에서 딸과 함께 두쫀쿠를 만드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450만 회를 기록했다.
    <h3> 배달의민족·당근·소품숍에서도 판매</h3>배달의민족 앱에서는 한 디저트 카페가 두쫀쿠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1분 만에 수량이 다 나가기도 했다. 디저트 가게뿐 아니라 떡볶이, 아이스크림, 피자 등 다양한 업종에서 두쫀쿠를 팔고 있다. 다만 고객들은 수량 제한과 함께 해당 가게의 음식을 주문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떡튀순 세트를 시켜야만 두쫀쿠를 한 개 구매할 수 있다.

    당근에서는 두쫀쿠를 재판매하는 경우도 생겼다. 직접 구매한 두쫀쿠를 원가보다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이다. 5900원에 구매한 두쫀쿠를 개당 9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 경우 식품위생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도 있다. 식품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영업 신고한 영업자만 판매 또는 소분 판매가 가능하다. 영업 신고를 하지 않고 식품을 만들거나 소분해서 팔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소비 기한이 지나 재판매할 경우 식품위생법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소품숍에서도 두쫀쿠를 판다. 소품숍과 카페를 같이 하는 이곳은 두쫀쿠를 사러 오는 손님들이 소품숍도 같이 구경한다고 전했다. 두쫀쿠가 다른 매출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게 직원들은 밤새도록 두쫀쿠를 만들어 팔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로 얼어붙은 시장 경제에 두쫀쿠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쫀쿠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원재료 수입량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월 11일 기준으로 카다이프가 포함된 튀르키예산 건면류 수입량은 지난해 1만1103톤이었다. 2024년엔 9212톤이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입량은 631톤으로 크게 늘었다. 피스타치오 수입량은 지난해 1~11월 기준 1310톤이다. 2024년에는 1203톤이었다. 코코아 분말 수입량은 2024년 1만427톤이었으나 작년 1~11월 기준 1만675톤으로 증가했다.



    많은 수요로 재료 가격과 두쫀쿠 가격도 올랐다. 최근 쿠팡이나 네이버 쇼핑에서 탈각 피스타치오 1kg 가격은 1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대용량 마시멜로는 1kg에 2만원대에서 5만원대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볶은 카다이프 가격은 5kg에 14만원 이상으로 올라섰다. 두쫀쿠는 개당 5000원에서 비싸면 1만원이 넘기도 한다.
    <h3> 일시적 유행일까…두쫀쿠는 그럴 수도? 두바이 초코는 아니다!</h3>일시적 유행으로 여겨지느냐는 질문에 소상공인들은 아닐 것 같다는 의견이다. 한 베이커리 카페 점장 한모(30) 씨는 “두쫀쿠는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두바이 초코 자체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두쫀쿠를 사러 온 고객들이 ‘두바이 치즈 브라우니’ 등 두바이 초코 관련 제품들도 함께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두바이 초코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피스타치오 탈각 기계 등 두바이 초코 생산 관련 설비들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두쫀쿠말고도 두바이 초코 파생 상품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앞서 말한 두바이 치즈 브라우니부터 두바이 초코 붕어빵, 두바이 초코 와플, 두바이 초코 젤라또, 두바이 초코 수건케이크 등이 있다. 원래 판매하던 제품에 두바이 초코를 추가하기만 해도 판매율이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두바이 초코 열풍이다. 미국에서는 두바이 초코 음료도 등장했다. 미국 스타벅스는 지난 1월 6일 ‘아이스 두바이 초콜릿 말차’와 ‘아이스 두바이 초콜릿 모카’ 등 겨울 시즌 한정 메뉴를 출시했다. 사우디의 Shake shack에서는 두바이 초콜릿 피스타치오 쉐이크를 출시했다.

    유통업계도 두쫀쿠 열풍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롯데백화점에서는 1월부터 주요 점포에서 두쫀쿠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편의점 업계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CU에서는 ‘두바이 쫀득 찹쌀떡’, ‘두바이 초코 브라우니’, ‘두바이 쫀득 마카롱’에 이어 ‘두바이 미니 수건케이크’를 출시했다. 두바이 초코 디저트 누적 판매량은 830만 개에 이른다. GS25에서는 ‘두바이 쫀득 초코볼’, ‘두바이 초코 브라우니’, ‘두바이 스타일 초코머핀’ 등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3종 제품은 97%에 달하는 판매율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100만 개를 넘어섰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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