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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짓밟힌 자존감, 꺾인 의욕...조직을 망치는 '독한'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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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짓밟힌 자존감, 꺾인 의욕...조직을 망치는 '독한'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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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공유기업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버스 캘러닉은 신속하고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회사를 단숨에 세계적 기업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캘러닉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성과를 최우선으로 하며 과도한 경쟁을 부추겼다.

    캘러닉은 직원들에게 무례하고 공격적으로 대했고, 즉각적으로 문제해결을 하지 못한 엔지니어들을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성과와 결과를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가 강조되면서, 사내에서는 심지어 성차별 등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 묵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한 엔지니어가 상사의 성희롱 사건을 고발한 이후 우버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비난받았다. 결국 캘러닉은 회사 내외부의 압박으로 2017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우버의 ‘규제를 파괴하면서 빠르게 성장한다’라는 성공 공식은 성과 압박과 권위적 리더십과 맞물려 성희롱이나 윤리적 문제가 만연한 사내 문화를 만든 것이다.


    이처럼 겉으로는 성공한 조직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구성원을 침묵시키고 정신적으로 소모하는 해로운 문화를 가진 기업이 적지 않다. 조직개발 컨설턴트인 정재상 조직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신간 《톡식 컬처》를 통해 이 같은 독성을 지닌 기업 문화를 진단하고 건강한 조직으로 나아가는 변화 전략을 제시한다.

    정재상 소장은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 머서에서 부장 컨설턴트, EY에서 인사조직컨설팅 부문 이사, 에이온휴잇에서 직원 몰입 및 리더십 부문 전무를 지냈다,



    저자는 인간 존중이나 공정성, 윤리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무너뜨리고, 자괴감, 무기력감, 두려움 등 강한 부정적 감정을 지속해서 일으키는 조직문화를 ‘톡식(toxic) 컬처’라고 전한다. 톡식은 사전적 의미로 ‘독성을 지닌’이란 뜻이다.

    톡식 컬처는 불편함이나 불만, 짜증의 수준을 넘어 절망감, 모욕감 등 극단적인 부정적 감정을 장기간 경험하게 만든다. 구성원의 몰입과 건강은 물론 조직의 생산성까지 저해한다.


    이런 유해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리더십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우월감이 높은 ‘나르시스트형 리더’,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형 리더’,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서 착취하는 ‘사이코패스형 리더’가 톡식 리더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전한다. 이들은 직원들의 감정을 무시하고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이것은 일이나 비즈니스이지 별다른 감정은 없다”고 말한다.

    자자는 톡식 컬처가 형성되는 데는 톡식 리더를 따르면서 조직에 독성 있는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부하직원들, 즉 팔로워들의 역할도 크다고 진단한다. 두려움과 공포를 피하고자 수동적으로 순응하는 팔로워와 개인적 이익을 위해 톡식 리더를 적극적으로 따르는 공모자들의 모습을 보인다.


    회계 부정 스캔들로 유명했던 에너지 기업 엔론의 제프리 스킬링 CEO 옆에는 당시 그를 도와 회계장부를 조작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었다.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한다며 투자자를 속인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창업자 옆에는 당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구성원들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

    조직 환경도 톡식 컬처의 번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직을 원칙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리더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경우다.



    저자는 이 같은 톡식 컬처에서 살아남는 방안으로 ‘3F’ 전략을 제안한다. 견디거나(Freeze) 싸우거나(Fight) 도망가는(Flight) 것이다.

    톡식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일부러 공포감을 조성해서 조직의 기강을 잡으려는 의도를 보인다. 저자는 이런 행동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서적 회복력을 키우라고 권한다.

    숨 막히는 미세 관리로 직원들을 압박하는 완벽주의형 톡식 리더에게는 사전에 구체적이고 명확한 업무 계획을 작성해서 안심시키는 것이 좋다. 분노를 자주 표출하는 리더는 대화나 설득이 어렵기 때문에 일단 자리를 피하고 적절한 시기를 다시 찾는 것이 낫다.

    톡식 컬처의 개선을 위해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시키며 싸우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힘과 지혜를 합하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한 발짝씩 더 전진할 수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이것도 힘들다면 본인의 정신 건강을 위해 조직을 떠나는 수밖에 없다.

    저자는 “톡식 컬처가 강력하게 전염되는 부정적 감정의 바이러스와 같다”고 강조한다. 성과에 대한 과도한 압박, 부당한 대우, 불합리한 리더십 등은 구성원들의 분노, 불안, 무기력감, 좌절감을 전염시킨다는 것이다.

    MZ 세대 퇴사의 원인이 보상에 대한 불만보다는 이와 같은 톡식 컬처가 더 크다는 점은 모든 관리자가 곱씹어봐야 할 내용이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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