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구매를 맡기는 ‘제로클릭 쇼핑’은 쿠팡과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에 위기가 될 수 있어요. 쇼핑 포털로서 기능을 상실할 테니까요.”송지연 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소비재 파트너(사진)는 13일 “AI 기반 쇼핑 환경 변화가 유통산업의 힘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로클릭 쇼핑이 쿠팡 등의 소비자 접점을 약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 파트너는 “쿠팡과 네이버는 소비자를 최전방에서 만나며 물건을 소개해주는 위세를 확보했기 때문에 챗GPT, 제미나이와의 협업을 머뭇거릴 것”이라며 “쇼핑 주도권 싸움에서 참패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제로클릭 쇼핑 플랫폼과 손잡고 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 파트너는 아마존에 밀려 고전한 월마트가 최근 제미나이와 협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그는 “온라인 쇼핑에 위협을 느낀 월마트는 제로클릭 쇼핑의 도움을 받아 소비자 프런트를 다시 찾겠다는 전략을 짰다”며 “이런 접근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도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파트너는 제로클릭 쇼핑의 강점을 사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물건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사용자가 챗GPT와 소통한 내용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확보한 판매 데이터를 결합하면 소비자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송 파트너는 한국에서 제로클릭 쇼핑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 소비자는 첫 쇼핑 검색의 30% 이상을 이미 챗GPT에서 시작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 기업은 AI를 업무 효율성 제고 수단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 소비자와 연결하는 데 아직 서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의 쇼핑 방식 변화를 제로클릭 쇼핑 차원에서 어떻게 접목할지에 관해 더 고민해야 한다”며 “쿠팡에 뺏긴 고객 접점을 되찾을 방법이라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쇼핑의 핵심을 ‘귀찮음 제거’로 정의했다. “휴지와 물티슈 구매를 생각해보죠. 이제는 검색하고 구매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귀찮은 시대잖아요. AI를 이용해 ‘지금쯤 떨어질 것 같은데 주문해 드릴까요’라고 먼저 제안하는 수준까지 진화해야 합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