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둘러싸고 루센트블록이 공개 반발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스타트업 배제'나 '기득권 대 혁신'의 문제로 보는 프레임 자체가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센트블록 공개 반발…예비인가 재검토 요구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루센트블록은 오는 1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조각투자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7일 개최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심의에서 한국거래소·코스콤(KD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NXT)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대상 후보로 거론된 데 따른 것이다.규제 샌드박스 사업자였던 루센트블록은 인가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공개 반발에 나섰다. 2018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부동산 조각투자 STO 서비스 '소유(SOU)'를 운영해 온 루센트블록은 발행과 유통을 모두 수행해 온 실증 사업자라는 점을 들어, 제도화 과정에서도 사업 연속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통 인가 기준 놓고 시각차…제도 취지 충돌
다만 업계에서는 쟁점의 초점을 다르게 본다. 문제는 특정 스타트업이 배제됐느냐가 아니라 금융당국이 설계한 제도 취지와 루센트블록의 요구가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을 스타트업과 기득권의 대립 구도로 끌고 가는 건 프레임 싸움에 가깝다"며 "유통 인가는 혁신 공로가 아니라 자본력·운영 능력·이해상충 관리 역량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유통 역량을 상당 부분 입증받은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와 루센트블록이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또 금융당국은 STO 제도화 과정에서 발행과 유통의 분리를 원칙으로 삼아왔다. 유통은 제도권 시장 운영에 해당하는 만큼 인가를 받은 장외거래소를 통해서만 허용하겠다는 설계다. 기존 규제 샌드박스 사업자라 하더라도 제도화 이후에는 새로운 인가 체계에 따라 다시 평가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국회에서도 규제 샌드박스 사업자의 지위를 어떻게 반영할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진 바 있다. 지난해 3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에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던 사업자에게 STO 장외 유통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루센트블록'을 겨냥한 법안이다. 심사 과정에서 STO 유통을 인가제로 관리하려는방향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추가로 논의되지 않았다.
또 컨소시엄 구성 차이 역시 루센트블록이 구조적으로 불리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센트블록이 단독 사업자로 유통 인가를 요구하는 반면 NXT 컨소시엄에는 복수의 조각투자 사업자와 증권사·금융사 등 다수 기관이 참여해 있다.
뮤직카우 "논란보다 제도화가 시급"
같은 '스타트업'인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도 입장문을 내고 우려를 표명했다. 뮤직카우는 "컨소시엄 사업 계획에는 그간 시장에서 축적해 온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돼 있다"며 "지금 산업에 가장 절실한 과제는 제도화가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밝혔다.금융위는 오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안건을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어 어느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