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규모 희망퇴직이 줄잇는 은행권에서 재채용 규모마저 거듭 줄어드는 것을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른 점포 축소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 도입 등으로 필요 인력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억대 연봉과 안정적 고용구조로 선망 직장으로 꼽히는 은행권 취업 문이 갈수록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이 지난해 재채용한 인원은 총 1064명으로 2024년(1071명)보다 더 줄어들었다. 2021년(1347명)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재채용은 퇴직한 베테랑 직원들을 별로 모집 절차를 통해 고용하는 방식이다. 일반 영업뿐 아니라 재무, 리스크 심사, 기업금융, 내부통제 등 각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영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간간부 이상을 지내다 그만둔 50·60대가 주를 이룬다. 재채용을 통해 퇴직 은행원들은 이전보다 급여가 적지만 다시 일할 기회를 얻고, 은행은 당장 충원이 급한 자리를 채워왔다.
하지만 금융권 전반에 불어닥친 구조적 변화로 인해 재채용을 비롯한 채용 규모가 거듭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비대면 거래 일상화에 따른 점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20개 은행이 운영하는 점포는 총 5534개로 2024년 말보다 111개 감소했다. 여기에 빅데이터와 AI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면서 기존보다 적은 인원으로도 업무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주요 은행들이 금요일에 1시간 일찍 퇴근하는 주 4.5일제 도입에 나설 수 있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변화에 5대 은행의 지난해 신규 채용(1890명)은 전년보다 627명 감소했다.
금융권에선 은행들이 한동안 채용 감소와 희망퇴직을 통한 인원 감축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희망퇴직을 통해 임직원 669명이 옷을 벗었다. 만 40세(1985년생)까지 접수가 가능했기 때문에 40대 퇴직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은행의 희망퇴직자도 549명으로 확정됐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최근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이들 네 은행을 떠나는 임직원만 이달 2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