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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 재건 계획에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엑손모빌을 베네수엘라 사업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 날 늦은 밤 플로리다 별장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그들(엑손)의 대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엑손을 사업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20여명의 석유 업계 경영진과 회의를 갖고 베네수엘라 에너지 재건 계획 참여를 설득했다. 당시 엑손 모빌의 최고경영자(CEO)인 대런 우즈는 베네수엘라를 “투자할 수 없는 나라”라고 묘사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석유사업 재건 참여를 이번 군사 개입의 주요 성과로 챙기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엑손을 어떤 방식으로 배제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수년간 투자 부족과 잘못된 경영으로 침체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되살리려면 최소 1천억 달러의 투자와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부패와 불안정으로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현지 투자에 대한 안전 보장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9일의 회의에서도 셰브론을 제외한 다수의 에너지 기업들은 베네수엘라 투자를 위한 안전 보장과 제도적 변화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회사들이 어떤 안전장치나 보장을 제공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단지 “그들이 안전할 것이고,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엑손의 최대 미국 경쟁사인 셰브론은 마두로 정권 하에서도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계속해 온 유일한 서방 주요 석유 기업이다. 셰브론의 마크 넬슨 부회장은 9일 백악관 회담에서 현재 하루 약 24만 배럴 수준인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향후 18~24개월 내에 약 50%까지 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엑손의 우즈는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엑손의 자산이 베네수엘라 정부에 의해 압류된 사례를 언급했다. 엑손은 마두로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인 2000년대 중반, 남은 사업장이 국유화되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우즈는 회의에서 "현재 베네수엘라의 법률 및 상업적 구조로는 투자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베네수엘라 정부의 초청과 적절한 안전 보장이 있다면 엑손은 현지에 팀을 파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노코필립스의 CEO 라이언 랜스는 이 회사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국가를 제외한 채무자 가운데 120억달러로 최대 규모의 채권을 보유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채무나 동결된 자산에 대해서도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