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2025년 12월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12조285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이던 2021년 기록한 12조575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경기 둔화 여파로 장기 실직자가 늘어난 데다 1인당 지급액도 높아지면서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지난달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배수는 전년 동월(0.40)보다 떨어진 0.39를 기록했다. 구직자 10명당 일자리가 4개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2월(0.39) 후 16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기업의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9000명으로 34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43만2000명)가 더 가파르게 늘어나 수급 상황은 오히려 악화했다.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전년 대비 18만2000명 증가한 1549만30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업종별·연령별 고용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의 허리인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대비 1만4000명 줄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내국인 가입자는 27개월 연속 줄어들어 외국인 인력으로 겨우 수치를 메우는 실정이다. 건설업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2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인구 감소와 청년 고용 악화가 겹치며 전년 대비 8만6000명 급감했다. 2022년 9월 이후 40개월 연속 줄었다. 60세 이상 가입자는 16만4000명 늘어나며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이끌었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와 조선 등 특정 업종에 치우쳐 있어 전체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층 고용률 회복의 신호탄이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