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특례시가 민선 8기 들어 22조5912억원(2025년 11월 기준)의 민간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벤치마크인 20조원을 조기에 넘어선 데 이어 최종 목표(25조원)와 비교해도 90.4%에 이르는 성과다. 화성이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강력한 투자 흡인력을 갖춘 도시라는 점을 입증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누적 투자 22.5조…목표의 90% 달성
12일 화성시에 따르면 2023년 말까지만 해도 누적 투자유치액은 7조원대에 머물렀다. 이후 2024년을 거치며 속도가 붙었고, 지난해에는 반년 만에 2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불과 5개월 사이 2조원 이상이 추가되며 투자 유치 곡선은 후반으로 갈수록 가팔라졌다.
투자의 질도 달라졌다.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이른바 미래 핵심 산업이 성과를 견인했다. 세부 지표를 보면 화성 산업 생태계가 단순 제조 중심을 넘어 복합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미래산업 클러스터다. 화성 국제테마파크 1단계 조성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확충 등을 포함해 이 분야에 집중된 투자는 8조8777억원이다. 산업·관광·에너지가 결합된 대규모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돼 도시 성장 축을 형성하고 있다.뒤를 잇는 분야는 전략서비스 산업이다. 헬스케어 리츠, 스마트 물류, 첨단 운송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8조8637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제조업 비중이 절대적이던 기존 산업도시의 한계를 넘어, 생활·서비스 기반 산업이 도시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의 뭉칫돈 투자도 이어졌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내 데이터센터 조성을 비롯해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 구축,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대기업 신성장 분야에서만 4조12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확정됐다. 단순 생산라인 증설이 아니라 연구·미래차·데이터 기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화성행’도 눈길을 끈다.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은 화성에 전용 캠퍼스를 조성했고, 계열사인 ASM도 혁신제조센터를 구축했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역시 연구·교육 인프라 투자를 완료했다. 이들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유치한 투자만 7298억원에 이른다. 화성이 생산 거점을 넘어 아시아권 반도체 기술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일자리 창출과 소비 진작 ‘선순환’
화성특례시는 이런 대규모 투자가 단순한 수치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 창출과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선순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입이 고용 확대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주거·교육·소비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는 구조다.시는 이제 임기 내 25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목표로 고삐를 죄고 있다. 송산그린시티, 아산(우정) 국가산업단지, H-테크노밸리 등 현재 조성 중인 산업단지에 우수 기업을 선제적으로 유치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병행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행정 지원과 기반시설 확충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투자 유치는 기업 숫자를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며 “시민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와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매개체”라고 말했다. 이어 “화성의 인재들이 세계적인 기업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 산업과 삶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화성=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