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4억원 규모의 불법 대출을 승인해주고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된 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 10명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희찬)는 기업은행 임직원 출신 A씨와 전직 부행장 B씨, 현직 여신심사센터장인 C씨 등 10명을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 B, C씨 등 3명은 모두 구속됐다.
기업은행 출신 부동산시행업자인 A씨는 친분 등을 통해 총 744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사기 등)를 받는다. 그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208억원을 부당대출한 혐의로 지난 9일 기소됐다. 이미 작년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536억원의 부당대출을 받은 혐의로 먼저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신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시스템을 악용해 대출을 받아냈다. 타인 명의로 여러 법인을 설립한 후 기업은행 직원 등을 통해 대출받거나, 자기자금을 가장하고 대출금 용도를 속이는 식이다. A씨는 대출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딴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B씨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A씨로부터 신축 건물에 기업은행 입점 청탁을 받고 지점을 입점시킨 후 그 대가로 1억1330만원의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을 대납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C씨는 실무자를 압박해 불법대출을 승인해주고, 그 대가로 A씨 등 차주로부터 대가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골프 접대와 금품 살포 등 방식으로 기업은행 임직원과의 인맥을 바탕으로 국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임직원들 역시 부실한 대출심사로 과다하거나 지원 불가능한 대출을 승인해줬다고 봤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금융질서 교란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