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사진)의 내란 재판 결심이 지연 논란 속에 지난 9일 마무리되지 못하고 13일로 넘어갔다. 노골적인 재판 지연 전략을 펼친 변호인들과 이를 제지하지 못한 재판부가 나란히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가 적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8명의 결심 공판을 13일 오전 9시30분 열 예정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특검이 윤 전 대통령 구형량을 밝히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이어진다.
결심 공판이 연기된 이유는 9일 열린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의 ‘침대 변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공판은 오전 9시20분 시작돼 밤 12시가 넘어서야 끝났는데, 김 전 장관 측은 서류증거 조사에만 약 8시간을 할애했다. 증거 조사가 지연되자 오후 8시40분께 특검팀은 김 전 장관 측 권우현 변호사에게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권 변호사는 “혀가 짧아 말을 빨리 하면 혀가 꼬인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는 특검의 윤 전 대통령 호칭 문제를 문제 삼았다. 그는 “나이 어린 검사들이 윤 전 대통령을 ‘윤석열’이라고 부르다가 항의하니 그제야 양보하는 체했다”며 “예우를 갖추지 못할망정 호칭마저 가볍게 부르는 건 검사들이 가져야 할 무게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재판 내내 특검팀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내란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검사들이 스스로 생산해낼 수 있는 논리가 아니다”며 “검사들은 그런 수준이 안 된다”고 했다. 또 “대통령을 공격해 정치적 이익을 얻은 사람들을 등에 업고 끄나풀로서 공격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재판부가 변호인들을 더 적극적으로 제지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변호인의 변론 기회를 과하게 보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가 “김 전 장관 측에서 전반적으로 겹치는 부분을 이야기한다”고 하자 권 변호사는 “시간 지연이 변호인 탓인 것 같다고 읽힌다”고 따졌다. 이에 재판부는 “죄송하다. 시간을 얼마든지 드린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