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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100명 넘게 사망…트럼프 "이란 아픈 곳 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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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100명 넘게 사망…트럼프 "이란 아픈 곳 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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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와 경제난에 항의하는 이란 반정부 시위가 2주째 이어지고 이란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이란의 이슬람 집권 세력을 지지하던 상인이 시위를 주도해 1989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거세지는 이란 반정부 시위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 북부 라슈트, 북서부 타브리즈, 남부 시라즈와 케르만 등 이란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14일째 계속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2022년 9월 22세 여성이 히잡 단속으로 체포된 뒤 의문사하면서 벌어진 ‘히잡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다. AP통신은 미국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 자료를 인용해 “이번 시위로 이날 현재 최소 11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사망자가 최소 192명이라고 밝혔다. IHR은 “일부 소식통은 20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테헤란에 대규모 군중이 모여 거리에 불을 지르는 영상이 공개됐다. 시위대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겨냥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란 정권은 강경 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검찰총장은 이날 국영 TV에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에 참여하면 누구든 신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는 사형에 해당하는 혐의”라고 밝혔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도 성명에서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라며 “국가 이익과 전략 인프라, 공공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 8일부터 인터넷과 국제전화 서비스를 차단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는 인터넷 차단을 겨냥해 “학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이란은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혀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전날에도 “이란 정부가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을 죽이기 시작하면 미국이 개입할 것”이라며 “그들에게 가장 아픈 곳을 매우 세게 때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미국 정부는 실제로 행동으로 이행해야 할 때를 대비해 이란 공격 방안을 두고 ‘예비적 단계’의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식료품 물가 72% 폭등
    이번 시위 시작점은 이란 리알화 가치 폭락에 따른 고물가와 경제난이다. 리알화 환율은 이달 초 달러당 147만리알(시장 환율 기준)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서방 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타결됐을 때 달러당 3만2000리알 정도이던 리알화 환율은 약 10년 만에 45배가량 뛰어올랐다. 달러화 대비 리알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이 여파로 2022년 취임한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중앙은행 총재도 최근 사퇴했다. 리알화 가치 폭락은 이란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타스님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2.2% 치솟았다. 특히 유제품, 음료, 빵 등 식료품과 담배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72% 폭등해 국민의 불만을 키웠다.

    이번엔 이슬람 보수주의를 지지한 상인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어 과거 반정부 시위와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헤란 상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장 문을 닫고 동맹 파업에 들어갔으며 대학생과 시민까지 합세하며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퍼졌다. 디나 에스판디아리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중동 담당 분석가는 “이란 국민이 좌절감과 피로감에 빠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위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나 야코비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선임자문위원은 “2022년 시위는 히잡에 대한 불만만 해결하면 됐지만, 경제문제는 (현 정권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팔레비 왕세자 “조국 돌아갈 준비”
    이번 사태가 수습되지 못하면 하메네이 체제가 사실상 ‘붕괴’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하메네이는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20년 이상 서방의 각종 제재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자국 경제난을 키웠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을 계속 지원하는 것도 국민의 불만을 높였다. 영국 BBC는 이번 시위대 구호가 “가자도, 레바논도 아닌 이란을 위하여”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6월 이란은 이스라엘과 ‘12일 전쟁’을 하면서 재정이 급속히 고갈됐다”고 전했다. 최근 이란 당국은 국민의 불만을 달래려 ‘매달 7달러’ 생활비 지원금을 제공해 생필품 구입에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는다.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자 9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2.35% 급등한 배럴당 59.12달러에 마감했다.



    이란 정권이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하자 이란의 반체제 인사도 나서고 있다. 과거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라비는 이날 SNS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의 목표는 도심을 장악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조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그는 미국에서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받고 있었고,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망명 생활을 이어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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