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의 관계로 치달았던 게 불과 몇 년 전이다. 하지만 이제는 셔틀 외교가 복원될 정도로 양국 관계가 완연한 화해 무드다. 당초 우려와 달리 야당 시절 강경한 반일(反日) 발언을 거듭했던 이 대통령도, 강경 우파의 대표주자였던 다카이치 총리도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용외교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한·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는 ‘한·일 미들파워 연대의 중요성’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트럼프나 시진핑의 ‘G2 세계관’ 아래서는 한국과 일본 같은 ‘미들파워’는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으니 양국이 긴밀한 관계 구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일본 내각부가 그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동맹국인 미국 외 다른 국가와의 방위 협력이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3.3%였다. 이들 중 협력 대상국으로 한국을 꼽은 비율이 57.1%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린란드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는 트럼프는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의 일부라고 여기고, 무엇을 할지는 그(시진핑)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주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희토류 대일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생산 차질은 우리 산업에도 발등의 불이다. 새해 벽두부터 혼돈을 더해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그나마 경제와 안보 모두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가 일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양국엔 과거사 문제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아직도 많다. 짧은 일정이긴 하지만, 한 발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자세로 신뢰를 쌓는 기회가 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