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에 거주 중인 50대 부부다. 남편은 1~2년 내 퇴직하고 아내는 향후 6년 이상 근무할 예정이다. 서울 은평구와 노원구에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는 없다. 아내는 서울 동북권의 자연환경이 좋은 아파트로 이사를 희망하는 반면 남편은 퇴직 후 경기 북부나 강원 서부 지역에 소형 전원주택을 마련하길 원한다. 어떻게 주거와 자산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A. 의뢰인 부부의 사례는 은퇴를 앞둔 중장년이 전형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주거의 질, 노후의 자유, 자산의 안정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법은 우선순위를 정해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부부는 법적으로 동일 세대이기 때문에 현재 2주택자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아파트와 노원구 화랑타운아파트의 합산 시세는 약 15억원이지만 이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라기보다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자산에 가깝다.
주택을 두 채 보유한 상태에서는 향후 매도, 갈아타기, 증여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세금과 규제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첫 번째 과제는 주택을 한 채로 줄이는 것이다.
갈아타기를 전제로 한다면 은평구 주택 선매도 전략이 합리적이다. 은평구 아파트는 보유 기간이 길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고, 현재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유예된 상황이다.
이 주택을 먼저 정리하면 세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도 이후 노원구 주택만 남아 1주택자 지위로 전환된다. 이는 향후 주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결정적 장점이다. 반대로 노원구 주택을 먼저 매도하면 양도 차익이 더 큰 주택에 세금을 먼저 부담하고 이후 선택지도 제한된다. 순서의 차이가 곧 세금 수천만원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남편이 꿈꾸는 전원주택 생활은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다만 전원주택은 노후 자산 관점에서 보면 리스크가 명확하다. 첫째, 생활 인프라와 의료 접근성이 취약하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 접근성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둘째, 전원주택은 관리 부담이 모두 거주자 몫이다. 보일러, 지붕, 정화조, 제설, 정원 관리까지 체력과 비용이 동시에 든다. 셋째, 환금성이 낮다.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쉽게 처분하기 어렵다. 은퇴 이후 20~30년을 고려한다면 전원주택을 ‘주 거주지’로 선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부부에게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서울 아파트 한 채에 집중하되 전원생활은 소유가 아니라 경험 영역으로 남기는 전략이다. 우선 은평구 주택을 매도해 1주택 구조로 전환한 뒤, 아내의 근무 기간을 고려해 서울 동북권에서 자연환경과 생활 인프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아파트로 갈아타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과정에서 주택 규모는 무리하게 키우기보다 관리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전원주택 로망을 굳이 ‘구매’로 실현할 필요는 없다. 단기 임차, 체류형 주거, 주말 주택 등 다양한 대안이 존재한다. 이는 자산 유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은퇴 후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이다.
지역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세 가지다. 자연 접근성, 의료 인프라, 환금성이다. 북서울꿈의숲 인접 지역, 장위뉴타운, 미아동 일대는 자연환경과 생활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대표적 대안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접근이 가능하고 향후 교통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조금 더 거리를 넓히면 강동구 강일지구 역시 검토해볼 만하다. 고덕산과 강동 그린웨이 공원 등 녹지 여건이 우수하다. 지하철 5호선 역세권이며 9호선 연장 개통이 예정돼 중장기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정리=조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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