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2심 판결을 깨면서 시작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9일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종료됐다.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 18분부터 이 사건의 1회 변론기일을 열었다. 재판은 6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끝났다.
이날 재판에 직접 출석한 노 관장(사진)은 아무런 공개 발언 없이 법원을 빠져 나갔다. 그는 앞서 한 차례 공개 입장 표명을 예고했지만, 이날 재판 시작 전부터 종료 후까지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 초반에 최 회장 측 대리인단이 비공개 진행을 요청하자 이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비송사건’으로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취재진과 방청객에 퇴정을 명했다. 헌법 109조는 재판 심리가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 재판의 비공개 진행을 허용한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인 이상원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다음 변론기일은 추후 지정(기일을 지정하지 않은 상태로 속행하는 것)됐다”며 “재판장께서 1월 말까지 양측 주장이 기재된 서면을 제출해달라고 했고, 해당 서면을 검토한 후 추가 심리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변론기일을 하루 지정해 이날 재판을 종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재판부가 추가 심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석명준비명령 등을 통한 주장 보완 지시, 준비기일 지정 등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재판 말미에 ‘너무 오래된 사건이니 가급적이면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작년 10월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을 확정하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어치의 재산을 나눠주라고 한 2심 판결을 파기했다. 2심 재판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에 건넨 비자금 300억원을 부부 공동 재산 형성 과정에서의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에서였다. 2심 분할액은 1심(665억원)의 약 21배에 달한다.
분할 대상 재산에 최 회장이 소유한 SK 지분이 포함되는지를 두고 양측은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여 왔다. 대법 판결 취지에 따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은 기여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된다. 2심 재판부가 판단한 재산 분할 비율(최 회장 65%, 노 관장 35%)이 얼마로 조정될지가 최대 쟁점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