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올해에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과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시장 공급 확대 등 구조적 하방 요인으로 인해 원유 가격 반등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평가다.
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마키 마켓뷰가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일에서 7일사이 설문에 응한 기관투자가 1100명 가운데 59.6%는 올해 원유가 약세를 보일 것(bearish)이라고 응답했다. 39.5%가 ‘약간 약세’를, 20.1%가 ‘매우 약세’를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는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매도 포지션을 잡고 있는 자산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골드만삭스가 2016년부터 실행하고 있는 이 설문에서 역대 두번째로 높은 약세 전망이다. 첫번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따라 별도의 제재가 없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해 4월 기록한 59.63%다.
원유 시장은 지난해부터 산유국들의 증산과 미국의 관세 도입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구조적 하락을 보이고 있다. 작년 1월 배럴 당 77달러에 거래되던 서부텍사스원유(WTI유)는 2월 인도분 기준 58달러까지 32.7% 급락했다.
이번주 초반에는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고 원유를 직접 공급받겠다고 발표하면서 배럴당 56달러까지 떨어지고 했다. 베네수엘라는 추정 매장량 기준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도 원유 가격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다니엘 예르긴 S&P글로벌 부회장은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합의하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유 프리미엄이 사라져 하락 압력이 가해진다”며 “올해 원유 가격은 연평균 배럴당 60달러 전후, 어쩌면 50달러대 후반에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